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얼마 전에는 나 역시 대학 강의 중에 자기 관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정작 내 몸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부분들이 많다. 젊어서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오도독뼈가 있는 삼겹살과 갈비였다. 뼈를 씹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고, 갈비는 뜯는 맛이 일품이다. 앞니 하나는 어릴 적 다친 경험 때문인지 40대 중반에 임플란트를 했다. 그때만 해도 그것으로 끝일 줄 알았다. 하지만 50이 넘어가면서 치아 문제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잇몸이 붓고, 치아가 좋지 않아 치과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어금니 하나를 임플란트를 하고 만다. 여기까지겠지 생각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퇴직 후에는 더 많은 치아가 붓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더 많이 다니고, 결국 5개의 치아를 발치했다. 아직 하나를 더 발치해야 한다고 하니 걱정이다. 자기 관리를 말하던 내가, 정작 내 몸의 관리는 너무 늦게 바라보고 있었던 셈이다.

워터픽 위에 쌓인 먼지를 보며
오전에는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를 심는데 오늘따라 마취 주사가 잇몸을 더 아프게 한다. 치료를 받는 동안 머릿속에 계속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이그, 그러게 좀 관리하지.”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잇몸이 많이 약해진 상태인 것을. 조금만 더 일찍 관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50이 넘어서 어금니를 발치했을 때 치아 관리를 하라며 치위생사가 워터픽을 추천했다. 그때는 정말 꾸준히 할 것 같았다. 그런데 겨우 몇 번 사용하고는 어느새 한쪽에 놓여 있었다. 지금은 그 위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가만히 워터픽을 바라보니 쌓인 먼지들과 함께 나를 비웃는 것 같다.
“나 좀 봐라. 네가 관리 안 해주니 먼지가 쌓였어. 네가 관리 안 한 것처럼.”
조용히 그리고 무겁게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자기 관리는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반복의 문제인데 놓친 것이다. 알고 있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 귀찮아도 미루지 않는 것, 문제가 생기기 전에 돌보고, 자동화를 했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은이라는 생각에 놓치며 살았다.
어머니의 갈비뼈 사진 앞에서
치과 치료를 마치고 어머니를 뵈러 병원에 간다. 그런데 병실에 계시지 않아 찾아보니,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계신다. 다음 주에 퇴원하는 것으로 알고 동생들과 준비를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음 달 중순까지는 더 계셔야 한다고 한다.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낙상으로 다친 갈비뼈 사진을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태이다. 위쪽 갈비뼈 두 곳이 부러져 있었고, 중간에 있는 갈비뼈는 이미 어긋나 있는 상태였다. 사진을 보니 상당히 많이 다치셨다는 것이 느껴진다.
무릎 수술을 했던 병원에 대한 원망도 함께 올라온다. 섬망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통합 간병으로 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물론 통합 간병에 대한 문제도 설명을 했고, 섬망도 이야기를 했다고 하지만, 최소한 수술한 저녁에는 보호자가 있게 했어야 한다.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더 마음이 좋지 않다. 원장님은 노인은 성인보다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니 다음 달 중순쯤 퇴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했다. 당장에 금전적인 부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머니의 몸이 먼저이다. 노인이 이 정도의 아픔을 견디고 계셨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 치아도 그렇고, 어머니의 몸도 그렇고,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가 보다. 몸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미루어 왔는지, 어디를 돌보지 않았는지를 조용히 기억하고 있었다. 자기 관리는 내가 먼저 살아내야 할 주제였다. 치아를 관리하는 일도 자기 관리이고,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일도 자기 관리의 연장선에 있다. 내 몸을 돌보는 일과 가족의 아픔을 함께 살피는 일은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늘 아프고 나서야 깨닫는 것이 많다.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후회하게 된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바라볼 수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먼지가 쌓인 워터픽을 다시 꺼내고, 치아를 더 살피고, 어머니의 회복을 더 차분히 지켜보면 된다. 자기 관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그 단순한 사실을 아프게 배운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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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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