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268

영화 암살자(들), 진실을 향해 걸어간 사람들 요즘 영화 「암살자(들)」이 많은 이야기를 낳고 있다. 민주주의를 흔들었던 이들의 입에서 이상한 이야기들이 흘러 나오니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받아들일 수 없었다. 70~80년대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공기와 장면들이 있다.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했고, 쓰는 글과 보도하는 기사마저 검열을 받아야 했던 시대였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정치적 논란이나 흥미로운 역사극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울분과 분노,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시대를 직접 지나온 사람들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을 견디며 살아낸 사람들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둘러싼 시선을 .. 2026. 10. 10.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시 찾아야 할 시간 강의를 다니면서 늘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잊어버린 것에 가깝다. 어릴 적 우리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했다. 좋아하는 것도 분명했고, 싫어하는 것도 분명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고, 싫은 것은 싫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성장하면서 그 마음은 점점 흐려진다.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그걸 해서 뭐가 되겠어?” “지금은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야.”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좋아했던 것들은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다. 누군가는 그 기억 저편에 있던 것을 다시 꺼내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했는지조차 가물거린다. 어디에 던져.. 2026. 10. 9.
삶의 지평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사진을 찍다 보면 구도라는 것이 있다. 사진의 구도를 바라보며 안정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시선을 고정한다. 피사체를 어디에 둘지, 하늘과 땅을 어떻게 나눌지, 시선이 어디로 흐르게 할지 생각하게 된다.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몇 개의 영상을 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용보다 먼저 구도가 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에도 구도가 있다. 삶의 구도를 잘 잡아야 안정적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한다. 나는 젊어서부터 안정적인 삶을 추구했다. 안정적인 직장, 안정적인 수입, 안정적인 미래를 원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실제 내 삶이 늘 안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마냥 정년까지 다닐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속에 있었다. 그것이 안정이라고 믿었지만, 어쩌면 안정처럼 보이는 .. 2026. 10. 8.
미움은 결국 나를 괴롭히는 일이다. 삶을 살다 보면 미운 사람이 생긴다. 만남에서 오는 불쾌감일 수도 있고, 툭 하고 던진 돌이지만 맞는 이는 커다란 바위로 왔을 수도 있다. 이런 것을 누군가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리듯 마음속 미움도 오래 품지 말라고 한다. 맞는 말인 줄은 안다. 미움을 오래 품고 있어 봐야 상대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저녁 무렵 통화를 하다가 미운 사람이 찾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떠올린다. 늘 있었지만, 지우고, 다시 생기고, 또 지우기를 반복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며 마음에서 지워졌다. 지워졌다는 것은 그들은 덜 미운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만나도 쉽.. 2026.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