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185

후에에서 다시 다낭으로, 천천히 가도 괜찮은 하루 후에에서 맞이한 아침은 유난히 고요했다. 어제 베네딕도 수도원에서 보낸 시간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어서였을까. 창밖의 풍경도, 아침을 맞는 마음도 평소보다 한결 평온하게 느껴졌다. 조금 늦은 시간에 조식을 먹으러 올라갔다. 호텔은 4성급이었지만 조식만큼은 웬만한 5성급 호텔 못지않았다. 음식도 다양했고 분위기도 여유로웠다. 서두를 이유가 없는 아침이라 천천히 음식을 가져다 먹으며 함께한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여행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벌써 여행이 거의 끝나가네.” 누군가의 한마디에 모두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어제의 시간이 나에게만 특별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베네딕도 수도원에서의 경험에 대해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었다.. 2026. 7. 19.
후에에서 만난 뜻밖의 은총, 여행의 이유를 깨닫다. 다낭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후에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전날 예약해 둔 리무진 기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예약 과정에서 내 연락처가 아니라 형수님의 연락처를 입력했던 것이다. 원래 알고 있던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한다는 소식에 모두가 분주해졌다. 다행히 미리 짐을 정리해 둔 덕분에 큰 혼란 없이 출발할 수 있었다. 다낭에서 후에까지는 약 2시간 30분. 클룩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한 일정이라 조금 걱정했지만, 막상 도착한 차량은 깨끗하고 편안했다. 우리 일행 네 명과 외국인 여행객 여섯 명이 함께 후에를 향해 달렸다. 차 안은 조용했다. 몇 번이고 말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영어가 망설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각자의 여행을 품은 사람들은 같은 목적지를 향해 조용히 이동했.. 2026. 7. 18.
다낭 여행, 인연이 여행을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 다낭에서 맞이한 셋째 날 아침이다. 조금 이른 시간, ‘멜리아 빈펄 다낭 리버프론트’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5성급 호텔답게 조식은 기대 이상이었다. 다양한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하나하나 맛을 보다 보니 어느새 접시가 여러 번 채워졌다. 함께한 일행도 연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식사를 즐겼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조식에는 작은 대가가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식사를 즐기다 보니 미리 약속했던 출발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이다. 조금 늦었지만 서둘러 그랩을 호출해 짜끼우 성모성지(Tra Kieu Marian Center)로 향했다. 마침 배정된 기사님은 가톨릭 신자였다. 이것이 인연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언어는 서로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전달되었다. “여기서 기다리고.. 2026. 7. 17.
다낭 여행 코스|미케비치·바다의 별 성모님·한시장·핑크성당을 걸으며 여행 둘째 날은 늦은 잠으로 조금은 피곤한 몸을 일으키며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의 설렘은 피곤함보다 조금 더 컸다.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이 가격에 이런 조식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음식의 종류와 맛 모두 만족스러웠다. 함께한 형 부부도 연신 감탄을 하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여행에서 숙소의 첫인상은 조식에서 결정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날만큼은 그 말이 딱 맞았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뒤 미케비치로 향했다. 숙소에서 약 900m 정도 거리였지만 여행에서는 이상하게 거리가 짧게 느껴진다. 목적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걷다 보니 금세 셔츠가 땀으로 젖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케비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젖은.. 2026.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