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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으로 길어진 간병의 하루, 가족이 버티는 또 하나의 밤 밤샘이라는 것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머니는 무릎 수술 후 섬망 증상으로 인지력과 주의력이 더 떨어진 듯했다. 집에 계실 때도 가끔 멍하게 계시거나 판단이 흐려지는 모습이 있었는데, 병원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 보였다. 낯선 공간, 수술 후 통증, 불안한 마음이 겹치니 어머니도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아침 일찍 여동생이 군산에서 달려왔다. 잠시 동생에게 어머니를 맡기고 집으로 향했다. 병원을 나서는데 머리가 멍하다. 몸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정신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집에 와서 잠시 숨을 돌렸다. 하지만 오래 쉴 수는 없었다. 여동생도 가게를 열어야 했다. 다시 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남동생에게 올 수 있는지 물어보니 이비인후과와 치과를 다녀온 후에나 올 수 있다고.. 2026. 9. 3.
수술 후 찾아온 불안과 함께 견디는 밤 어머니가 무릎 수술을 하셨다. 집안에 누군가 아프면 집안의 공기는 금세 달라진다.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려 해도 마음 한쪽이 자꾸만 무거워진다.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수술을 잘 받고, 회복해서 집으로 돌아오시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병원에 가시기 전부터 어머니는 많은 걱정을 하셨다. 수술비 걱정, 입원비 걱정, 병원에 가져가야 할 물품 걱정, 자잘한 준비물 하나까지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셨다.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병원에 가서 수술 잘 받고, 며칠 회복하고 오시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걱정은 말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함께 약해지는 것 같다. 그제 어머니는 입원하셨고, 어제 수술을 받으셨다. 수술.. 2026. 9. 2.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 “벌써 시간이 흘러갔어요?” 강의를 진행하다 쉬는 시간이 되었을 때 들은 말이다. 그 한마디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그동안 강의를 준비하며 고민했던 시간을 누군가 알아주는 것 같았나 보다.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한 것을 누군가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속상하고 답답한 경우들이 있다. 그럴때 듣는 한마디는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되기도 한다. 알아주는 것 같았던 한마디 오늘 강의는 나에게도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몇 마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강의를 진행하는 동안 나도 몰입했고, 듣는 분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티키타카가 이어졌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고 알렸을 때 “벌써 시간이 흘러갔어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 2026. 9. 1.
나는 지금 누구를 돕고 있는가? 영화를 보고 온 지 꽤 되었다. 매월 한 편의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데도 영화관에 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이 밀려 있으면 영화 한 편을 보는 시간도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딸이 영화를 보자고 했다. 온 가족이 동의했고 함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보러 가기로 했다. 나는 무료 관람을 이용하고 가족은 할인을 받아 예매했다. 모처럼 가족과 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영화관에 도착했는데, 예매 날짜를 잘못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는 오늘 봐야 하는데 표는 다음 날로 되어 있었다. 바로 취소하고 당일 표를 다시 예매했더니 이번에는 할인을 받을 수 없었다. 허탈했지만 모처럼 온 가족이 시간을 냈으니 그냥 영화를 보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영화관으로 .. 2026.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