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244 교수님, 보고 싶었어요. 강의를 다니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오늘 강의가 들으신 분들에게 얼마나 만족이 되었을까?” 강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경험이 많지 않아 늘 불안했다. 혹시 실수한 것은 아닌지,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혼자 마음을 졸였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얼굴이 빨갛게 익은 사과처럼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창피하기도 했고, 때로는 내일이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은 아무렇지 않게 편안하게 강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전과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불안보다 만족도를 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간을 함께하는 분들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더 드리고 싶다. 그 시간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열정을 쏟아내고 싶다. “교수님, 보고 싶었어요” 폴리텍 .. 2026. 9. 16. 내가 듣고 싶은 답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의를 하다 보면 많은 것들을 인용하게 된다. 유명한 사람이 한 말, 베스트셀러가 된 책, 누군가의 연구와 사례들을 자연스럽게 가져와 설명할 때가 많다. 요즘은 AI 윤리에 대한 이야기가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그런데 AI 윤리를 생각하다 보면, AI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윤리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늘 강의안을 준비하면서 AI에게 요청하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 이렇게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지?” “왜 내 생각에 맞춰서 답을 해주는 것 같지?”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질문 속에 이미 담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와 취지에 맞춰 답을 구성한다. 그것이 반드시 객관적 근거에 의한 답이라기보다, 때로는 질문자가 원하는.. 2026. 9. 15. 자비로운 척하는 자신을 마주한 날 "지난번에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김정운 박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속에 폭탄 하나씩을 가지고 산다고요.” 오늘 이런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정말 김정운 박사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그 말은 김정운 박사가 아니라, 부산 아시아 단편영화제에서 영화 〈머리에 꽃을〉의 감독 오멜로가 했던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내 안에 있는 폭탄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생에게 전화가 왔을 때도 불퉁거리며 말했고, 저녁에는 아내에게도 그렇게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왜 우리는 가슴속에 폭탄을 품고 살아갈까" "왜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쉽게 날카로운 말을 던지게 될까?" 오늘 하루 내내 그 질문이 마음 안.. 2026. 9. 14. 죽음 앞에서 다시 보인 삶의 얼굴들 누구에게나 삶이 있고, 누구에게나 죽음이 있다. 하지만 죽음은 떠난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죽음은 남아 있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하고, 잊고 지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며, 지금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던 시절, 나는 경영학과 과대를 하며 여러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했다. 그때 함께했던 과 부대표의 시아버님이 세상과 이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졸업 후에도 동기들과 자주 만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만남의 시간이 줄어들었고, 어느새 일 년에 두 번 정도 안부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각자의 삶이 있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멀어진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시아버님의 별세 소식으로 다시 얼굴을 보게 되었다. 장례식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 2026. 9. 13. 이전 1 2 3 4 ··· 3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