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되지 않는 삶에도 이야기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믿지 못했다. 내가 사는 하루하루가 대체 무슨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별일도 없고, 특별한 성취도 없고, 뭔가에 실패한 기억조차 희미한데 말이다.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 어떻게든 버티는 하루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날들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해버리기엔,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면, 왜 자꾸 배가 고픈 것처럼 허전할까? 퇴직 전 나의 하루는 단순했다. 아침이면 출근해 결재 서류에 도장을 찍고, 하루 일과를 지시하였다. 이후 사람들을 만나고, 점심은 대충 때우듯 먹고, 다시 조직을 챙기며 하루를 보냈다. 저녁이면 늘 그렇듯,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반복되는 일정, 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익숙한 리듬이었..
202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