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일째1 비교는 언제부터 내 이야기를 빼앗았을까? 내가 내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느낀 게, 대체 언제였을까. 요즘은 그게 잘 떠오르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살고 있었다. 그 안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놓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젊은 시절엔 그저 열심히 살면 된다고 믿었다. 내가 좋아하는 걸 맘껏 좋아했고,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했다. 고등학교 2학년, 봄. 열다섯 편의 영화를 보았던 보름이 있다. 그땐 동시 상영관이 흔했고, 금요일 소풍이 끝나고 영화관에 가서 토요일, 일요일까지 몰아서 보면 최대 여섯 편까지도 볼 수 있었다. 그다음 주 금요일은 소풍, 그다음 주는 체육대회였다. 그때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그땐 내 삶의 중심에 분명 내가 .. 2025. 4.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