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하고 처음 맞이하는 날이 이제는 오래된 기억 저편에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알람 소리 대신 적막이 흐르는 방 안을 채웠던 그날을 떠올리니, 새로 얻은 시간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자유롭게,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얼마 지나니 않아 이런 환경이 낯설어지더군요. 지금은 추억이 되어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배처럼 제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살며시 돌아보니 직장 생활의 리듬은 삶을 정확한 박자로 이끌었더군요. 저는 그 박자에 맞추어 숨 쉬고, 움직이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퇴직이라는 것을 맞이한 순간 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 악단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리듬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공허 속에서 배우고, 내 호흡에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매일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기 위하여 거울을 보며 선언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더군요. 긍정도 무언가를 하고 있는 순간에 발휘되었나 봅니다.
그럼에도 이런 소소한 노력들이 쌓여서 이제는 내 안에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고 있기도 합니다. 이것이 퇴직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가는 제 마음의 기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발걸음을 재촉하여 출근길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회의 시간에 맞추고, 손님을 맞이하고, 밖으로 조직의 활동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숨을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피곤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그 리듬이 조직에 있는 이들을 지키고 있는 힘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이 리듬이 멈추는 날이 오게 됩니다. 그날이 오는 순간을 위해 지금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나만의 호흡'을 만들거나, 발견해 두어야 합니다. 출근 전 5분만이라도, 점심을 먹고 조금 남는 휴게시간이라도,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순간에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행동이 앞으로 자신에게 찾아올 공백기를 이기게 하는 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잠시 종이에 알람이 없어도 일어나는 동기는 무엇인지? 그 동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금 해야 할 작은 행동이 있다면 무엇인지를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생각을 고체로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흐릿하지 않게 붙잡아 줄 무엇이 되는 것입니다. 시간의 속도는 늘 우리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집니다. 바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도, 퇴직의 공백기를 지나고 이겨내는 이들도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떤 호흡을 가지고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불어넣는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봅니다. 언젠가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는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게 될 때,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먼저 도착해 있기를 바랍니다. 느린 호흡 속에서 오래된 꿈과 마주하고,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아침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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