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몰아붙이거나, 상대를 향한 날 선 비난을 멈추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겉으로 보면 그것은 분노의 표출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복잡한 심리들이 들어 있다. 때로 비난은 감정을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뇌가 반응하는 것은 보상을 받고 싶은 욕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도파민(Dopamine)의 정의를 보니 쾌락, 즐거움, 학습과 동기를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목표를 이루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면 도파민이 생성된다. 문제는 이 보상 회로가 꼭 긍정적으로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정적 상황에도 작동이 된다. 누군가를 강하게 몰아붙이고, 상황을 통제하고, 내가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에도 발현이 된다. 비난은 어쩌면 반복이 되면서 강화되는 보상의 경로인지도 모른다.

비난을 왜 자꾸 반복하는가?
회의 중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영상을 강의 중에 보여 드렸다. 실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내비치고, 지적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상황을 장학하는 리더이다. 그 순간 사람은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맛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뇌는 이 통제감을 보상으로 받아들이고, 그 경험이 반복이 되면서 더 익숙해져 간다. 이 정도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의 시간이 아니라, 자극적인 방식으로 보상을 얻는 자신의 욕구이다. 이를 마셜 B. 로젠버그 박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폭력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비극적 표현이다."
강의 중 이 이야기를 하는 중에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꽤 비판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그랬을 리가 없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가슴에 묻어두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혼자 있을 때 그것을 다시 떠올리면서 그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쏟아내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을 바라보니 비판은 내 일상의 언어가 되었고, 자주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때 자신에게 묻게 되었다. 혹시 나 역시 정의감이라는 포장 아래에서, 비판을 통해 나오는 도파민에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대신 싸우는 사람의 외로움
내 비판적인 태도는 종종 타인을 대신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차마 자신을 입을 떼지 못하면서 대신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사람들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당신은 이야기할 수 있잖아. 한 마디 해줘."
나는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했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늘 결과는 비슷하게 다가온다. 말을 꺼내달라고 요청했던 사람들은 나 몰라라 하는 경우들이 있고,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나의 온몸으로 맞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비겁함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왜 말해 달라고 할 때는 간절하고 부탁하면서, 정작 회의를 진행할 때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지라고 말이다. 시간을 지내고, 강의를 하면서 질문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정말 그들만의 문제일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내 안에도, 누군가를 대신해 비판하는 그 자리에서 짜릿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이다. 옳고 그름을 가르고, 누군가를 향해 말을 던질 때 생기는 우월감은 아닌지, 단지 타인의 요청을 명분으로 삼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흐르니,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나 자신을 좀 더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문제를 발견하는 눈은 정말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시각이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라면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독이 되기 때문이다. 내 안을 비집고 돌아다니는 도파민의 방향을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다. 건설적인 질문을 통해서 말이다. 조직 소통 강의를 하면서 나는 3초 정도 머무르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것은 나를 향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성장은 타인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낡은 보상 회로를 새롭게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 비난의 모습이 아니라 질문의 성장을 선택하는 것이 내가 지켜야 할 코치의 품격이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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