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보내며 어제는 가장 기뻤던 순간을 떠올려 보았다. 오늘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인지 떠올려 보고 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퇴직을 하고 3개월을 쉬겠다고 선언하고 3개월을 쉬면서 작년 12월을 보냈다. 그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마땅한 것이 없다. 하고 싶었던 것은 있었지만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직에 있으면서 차근차근 준비의 과정이 있었다면 아마도 쉽게 시작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준비가 된 퇴직이 아니었기에 무엇을 해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준비를 해 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배우던 시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 돈을 벌어야 하는 불안과 두려움, 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 속에 있었던 1월~2월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 순간을 되돌려 보면 아무것도 주어진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이것저것을 배우려고 서울로 향하면서 돈이 없다 보니 강남의 좋은 호텔에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허름하고 겨우 샤워정도 가능한 공간, 한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의 호텔이라는 허울을 두른 방을 얻었다. 며칠을 보내면서 겨울의 칼바람이 나의 뼛속까지 스며들어 왔다. 강남이지만 정말 저렴한 가격에 하룻밤을 쉴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었고, 상가를 방으로 개조를 한 곳이다 보니 외풍이 엄청 심했다. 외투를 두르고 이불을 뒤집어써도 추워서 벌벌 떨며 잠을 청했던 시간이었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음에도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있으면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밥을 먹어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고 나면 뱃속의 허함이 뼛속 깊이까지 몰려왔다. 그럼에도 해야 한다는 열정만큼은 뜨거웠던 시간이었다.
나는 배가 고프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다가온다. 예상치 못했던 시간이었고, 내가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내가 향후 좋아할 수 있는 일이긴 했다. 하지만 누가 불러주지도 않을뿐더러 어떤 희망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50대 중반의 나이는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불투명하기만 한 미래를 바라보고 생각하면 할수록 두려움과 불안은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있었다. 세상은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겉으로는 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 다짐을 했다. 그래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고, 이 시간은 지나가야 한다고 외쳐 보지만 불안을 떨쳐 버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와중에 아내의 한마디가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어차피 도전하는 것 3년만 버텨봐!"라는 말에 "그래 버텨보자. 좋은 시간이 오겠지.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잖아."라며 마음속으로 외쳤던 시간들이다.
어려움이 닥쳐오면 올수록 나는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안락의자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던 모습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29년의 금융 생활이 몸에 밴 나로서는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금융 생활에서 얻은 것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숫자 하나만 틀려도, 마감 시 시재가 1,000원만 틀려도 찾아야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정확하고 완벽한 준비를 꿈꾸었다. 그것은 커다란 착오였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지금은 깨우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버려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완벽한 것을 꿈꾸면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좀 더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하고 있다. 또 힘이 되어 준 분들이 있다. 주변에 있는 대학원 동기들, 코치들,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대표님이다. 옆에서 푸시를 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이렇게 해야 한다라며 강하게 밀어붙여 주었다. 그것이 나의 안락의자 다리를 조금씩 무너뜨리는 결과가 되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그동안 함께 해온 조직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멀어져 갔다. 하지만 나는 외롭지 않았고, 놀지 않았다. 그래도 내 주변에는 코치님들과 주변에 알고 지내온 분들, 아내가 있어서 힘이 되었다. 항상 응원해 주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지해 주며, "너는 뭘 해도 걱정이 안 돼."라고 말해주는 형님도 있었다. 이 분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면서 나는 힘을 낼 수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이고 불안했던 시기에 주변의 사람들의 힘과 영향력이 이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세상은 혼자서 사는 곳이 아니었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봄철이 되면서 하나씩 강의를 시작했고, 이제는 여러 개의 강의를 할 수 있는 강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아직도 성장 중인 내게는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올라왔던 것이다. 그 낮은 곳은 춥고, 배고프고, 힘들고, 불안과 두려움이 있던 곳이었다. 그렇다고 지금 잘 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성장 중이다. 2002년 히딩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는 배가 고프다."
"오블완"의 주제인 "올 한 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요?"라는 질문에 바로 떠오른 시간이었다. 분명 고통의 시간이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고,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땅이 굳는 것처럼 나를 단단하게 하고, 내일로 나아가는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씨앗이 되었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이 시간에 땅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힘든 시간은 삶의 일부일 뿐이지, 그것이 삶의 전체를 결정하거나 지배하지는 않아야 한다.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지금 나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다짐도 해본다. 힘든 시간을 보내온 나에게 칭찬을 해본다. "참 열심히 했어. 수고했어. 그것이 더 멋진 미래를 만들어 줄 거야." 삶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힘든 순간이 있었다면 그것은 나의 새로운 출발점의 시간이었고, 강한 자신을 만드는 시작의 시간이었다. 힘들었던 시간을 넘어 멋진 내일을 기대해 본다.
"여러분의 힘든 순간은 언제이고, 그것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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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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