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코칭을 오전과 오후 두 명이나 했다. 하루에 한 명만 만나도 마음이 깊이 잠기는데, 두 번의 코칭을 마친 나는 물이 다 빠져나간 스펀지 같다. 그 사이사이 틈을 쪼개 강의안도 다듬었고, ME 봉사를 위해 준비하는 분들과 미팅도 잡아 놓았다. 그런데 오후에 연락이 하나 왔다. 5월에 2번, 6월에 한번 강의를 하기로 되어 있던 회사에서 '프로필 촬영'으로 강의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약간의 허무함, 공허함. 씁쓸함이 있다.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처럼 약간은 허탈하기도 하다. 이 일정이 있어서,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라는 허무함 같은 감정이 올라온다. 내가 계획했던 한 구석이 비워져 버린 느낌이다. 그렇다고 이 감정을 오래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다시금 노트북을 열고, 강의안을 준비하고 글을 쓰고 있다. 반쯤 감기려는 눈을 부릎뜨고 글을 쓰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왜 나는 이걸 계속하려고 하지?” 이 질문은 언제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린다. 가끔은 그 질문이 나를 조금 외롭게도 만들지만, 결국엔 늘 같은 자리로 나를 데려다 놓는다. ‘나는 왜 글을 쓸까?’, ‘나는 왜 여전히 강의를 준비할까?’, ‘나는 왜 피곤한 날에도 멈추지 않을까?’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그저, 이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게 될 때, 조금 더 나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왜 코칭을 할까? 오늘 만난 두 사람과의 대화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장면이 있었다. 누군가 자기 마음을 말로 꺼내는 순간의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함께 하는 고객의 내면에 있는 진심들을 보아서 이다. 그것을 내가 받아들이고, 함께 이름을 붙여주는 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껏 말하지 못했는데요..... 잘모르다.”로 시작한 한 문장, 그 말이 끝났을 때의 조용한 눈빛, 그 안에 담긴 작은 안도의 숨결이 마른 스펀지에 물을 뿌리는 일이다. 내가 이 일을 게속하는 이유를 라바보고 있다.
강의는 취소됐지만 강의안은 여전히 내 노트북 안에서 살아 숨신다. 그 안에는 내가 전하고 싶은 말들이 있고, 그 말들은 언젠가 또 다른 자리를 만나 누군가의 하루에 작은 울림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 내가 왜 계속 준비하고, 왜 아직도 글을 쓰는지 그 질문에 답하려고 생각하면 나는 늘 나 자신에게로 돌아간다. “그냥 이 일이 좋아서....” 이 말이 너무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나에겐 가장 진실한 대답이다. ‘나는 왜?’라는 질문은 지치거나 애매한 순간에 더 자주 찾아온다. 그 질문을 피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피할수록 마음이 더 흐려진다. 정답을 찾으려는 질문이 아니라, 나의 이유를 확인하는 질문.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나를 살게 하는지, 아니면 그저 흘러가게 두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그 물음 앞에 서면 어느 날은 고개를 숙이게 되고, 어느 날은 다시 펜을 들게 된다. 오늘은 후자이다. 이 글도 그런 질문 끝에 나왔다. 졸리고 피곤한 몸이지만 지금 이 순간, 글을 쓰는 이 일이 오늘 하루를 헛되지 않게 만든다. 강의가 취소된 것도, 예정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도 삶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여전히 ‘왜 이걸 하는가’를 묻고, 그 물음에 솔직히 대답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충분히 살아낸 하루다. 질문은 때로,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내 길이 맞는지를 조용히 확인시켜 준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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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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