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하는 것을 우리는 사과한다고 한다. 사과의 의미를 찾아보니 '행위에 대한 유감이나 후회의 표현'이라고 되어 있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사과를 언제 배운 것일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배우기는 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사과를 하는 것이 어렵다. '미안하다'라고 한마디만 하면 좋으련만, 자존심이 상했다고 생각하는지 그 한마디를 잘 못한다.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아서이다. 특히 가장 가까운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런 모습이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사과를 잘 못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진정한 관계의 성숙함은 사과에서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는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고, 관계의 또 다른 시작이 되기도 한다.
자존심이라는 벽
사과를 잘 못하는 성격이다. 나의 성격상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자아 방어 기제의 결과일 수도 있다.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내가 지는 듯한 느낌이 들고 뭔가 크게 잘 못한 느낌이 들어서 이다. 이러면서 진정한 소통의 기회를 놓치고 늘 후회하게 된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걸, 내가 먼저 말을 걸을 걸이라고 하면서 후회하기도 한다. 사과는 약함이 아니다. 성숙함의 증거이다. 그럼에도 어딘가에서 배운 잘못된 학습의 결과이거나 아니면 아예 사과라고 하는 것을 해 보지도, 그런 것을 본 적도 없어서라는 생각도 든다. 사회를 보면 자신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면서도 뻔뻔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를 하지 못한다.
이런 태도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완고한 사람이 되고 만다. 아내에게 먼저 손을 내밀게 된다고 해서 이상할 것 없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배기이기 때문이다. 전날 박 터지게 싸우고도 서로 웃을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내와 나는 평생 살면서 크게 싸운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작은 일이라도 언쟁이 있고 나면 아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한다. 그러면 속마음은 불편하다. 내가 먼저 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타인에게는 양보도 하고, 예의를 갖추면서도, 가족이나 배우자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먼저 사과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자존심이라는 벽은 사실 스스로 쌓아 올린 것이다. 그 벽을 허무는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지만 허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불균형한 관계에서의 깨달음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사과를 못하는 것은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본다. 보통이 경우 아내가 사과를 하는 것이나 남편이 사과하는 것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이다. 아내는 늘 내게 '미안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아내의 미안해라고 하는 말은 왠지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고 느낀다. 그래서일까? 내가 사과를 하게 되면 저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인가 보다. 이런 모습이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이 손에 꼽힌다. 대부분 아내가 먼저 한다. 나의 삶에서 언제부터 이런 사과하는 모습이 어려워졌을까? 조직 생활을 하면서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경쟁사회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워야 했고, 강해져야 했다. 잠시 나약해져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었고,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나 보다. 무의식의 신념이 의식을 지배했음을 깨닫는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늘 겸손하고, 미안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한다. 심지어 자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한다. 잠시 유튜브를 보다가 신임 장관이 된 '강선우 의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미안하다고 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마음에 사과를 하는 모습으로 비치어졌다. 이런 것이 진정 강함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새삼 부끄러워진다. 자신이 한 것도 아니면서도 그렇게 정중하게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아직도 자신의 잘 못이 무엇인지조차도 모르는 이들도 있는데 말이다.
사과는 평생을 배워야 하는 과제인가 보다.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아끼면서 살아온 시간들을 보니, 배우자와의 관계예서 균형을 찾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아내가 항상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관계의 성숙함을 보일 수 있도록 먼저 손 내미는 연습이 필요함을 느낀다. 진정한 사랑은 자존심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고 한다. 사과를 배우는 것은 사랑은 배우는 것과 같아지나 보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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