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앞유리에 돌이 날아와 부딪히며 전면 유리를 갈았다. 친구 가게에서 작업을 했다.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의 친구는 몇 명이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친구가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한다. 직장 동료, 함께 일하는 사람들, 동네 지인, 종교 안의 사람들,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어릴 적부터 많은 이들과 잘 지내고 싶어 했었다. 그러지 못하면 매일 고민을 하고 왜 그럴까? 내가 문제인가? 상대방은 문제가 없는가? 이런 고민과 강박 속에 삶을 살았던 것 같다. SNS를 통해 듣고, 책을 보게 되면 '인맥은 자산',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 조차도 글을 쓰면서 그렇게 썼던 적이 있다.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과연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되어야 하는가?

에너지는 유한하다.
우리 몸에는 혈액이 한정되어 있다. 일정량 이상이 나가게 되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감정적 에너지도 마찬가지이다. 일정 이상의 감정을 받게 되면 힘들어진다. 퇴직 무렵의 나를 바라보니 그랬었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을 살다 보니 삶이 피폐해지고 건강에도 이상이 생긴 것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사람들 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힘든 관계임에도 그것을 이기면서 말이다. 우리는 길을 가다가 개똥이나 소통을 발견하게 되면 어떻게 행동하는가? 그곳을 피해서 길을 지나쳐 간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런데 인간관계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무언가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고 만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첫 째는 만나면 만날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동기부여가 되며, 에너지를 얻는 사람들이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그것을 절실히 느꼈다. 매주 힘들게 서울로 향했던 발걸음은 나에게 에너지가 충전되는 시간이었다. 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렇게 된다. 만나는 코치님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 두 번째는 그저 그런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나쁜 표현으로 쓴 것은 아니다. 다만, 특별히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가 보통 모임 같은 곳에 많이 있다. 좋은 듯하면서도, 나쁜 감정이 있고, 나쁜 듯하면서도 좋은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형태의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사소한 것이 관계에 금이가게 하고, 그것으로 인해 만날 때마다 의미 없는 에너지를 소비한다. 지향하는 목적점이 다르다 보니 그런 결과들이 생긴다. 그러면서 상대방은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을 한다. 나 또한 만만치 않기에 대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인정하고 만다. 또 그런 사람들일수록 잘해주고 있다는 착각들을 하기도 한다. 나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나도 잘해준다는 착각을 하고 살아간다. 이런 만남은 만나고 나면 피곤하고, 기운이 빠지는 경우들이다.
이런 시간들이 지나고 관계가 소원해지면 배신이나 냉정함으로 탈바꿈이 되는 듯하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배신했다는 생각이 점철이 되면서 불신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관계는 끝 모를 절벽으로 추락하고 만다. 어느 연구에서 조차도 관계가 오래도록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고, 인간관계 패턴이 크게 바뀌는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
결국 인간관계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우리에게는 결정할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다 정작 나 자신과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는 경우들이 많이 있어왔다. 특히 나는 더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에게 비난을 받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더불어 비난을 받으면 곧바로 상대방에 대해 그동안 잘못된 것에 대한 다툼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이것이 또 다른 비난의 화살이 되어 나 자신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해 왔다.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매번 반복된다. 그래서 이기적일지는 모르지만 선택적 관계가 더 깊고 의미 있는 인연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진짜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보면 좋겠다.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진짜 친구와는 평생 가는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그 선택권이 바로 당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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