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다 보면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느끼는 때가 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매일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 같고 모든 고통이 나에게만 있은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다른 이들은 잘만 살아가는데, 나만 이렇게 힘들까?를 떠올린다. 오늘 아는 형이 내게 '산산조각'이라는 시를 보내주었다.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산산조각이 났다. 팔, 다리, 목, 발가락 모두가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서랍 속의 순간접착제로 붙이는데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말이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서 삶을 돌아본다.

산산조각이 나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힘들고 어려운 터널을 지나오면서 항상 내게만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투덜거리고, 그것을 붙이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살았던 기억이이다. 언제 부서질까? 언제 다시 또 조각으로 남을까를 떠올리면 안절부절못했다. 그 모습에서 아련함이 밀려오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희망의 불씨를 남겨 놓았다. 바로 산산조각이 남아 있고, 그것이 곁에 있음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내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고 있다.

항상 부서질까 두려워했다.
매일의 삶은 언제 부서질지도 모르는 모래성을 쌓은 것처럼 느껴졌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습이다. 언제 부서질지, 다시 조작으로 남을지를 생각하며 안정부절하며 살아간다. 깨지지 않게 하려고,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완벽하게 유지하려고 온 힘을 쏟는다. 균열이 보이면 당장에 접착제를 찾아 급하게 막아내곤 한다. 그렇게 이미 산산조각이 나 있는 나인 것을 바라보았다. 처음부터 산산조각이 나 있었을지도 모른다. 완벽한 그릇이었던 적도 없었는데도 나는 계속 '온전한 나'를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

회사를 퇴직하고 나서 방향을 잡지 못할 때, 사람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소원해졌을 때, 계획했던 일들이 무너져 내릴 때마다, 부서진 부처님에게 접착제를 붙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부서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닫는다. 원래 여러 조각으로 이루어진 나를, 하나로 억지로 묵어 두려고만 했던 거였다. 그러다 묶음이 풀리면, '아, 나는 망가졌다'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시를 읽으면서 뇌리는 스치듯 아련함이 밀려온다.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 애쓰면서 살았구나라고 공감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의 불씨도 함께 피어오른다.

바로 산산조각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얻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일본에는 '킨츠기'라는 도자기 수리법이 있다고 한다. 이는 깨진 도자기를 금가루로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복원을 넘어 금으로 이은 균열을 오히려 강조해서 더 아름다움으로 만들어 낸다. 깨진 흔적이 예술이 되는 것이다. 내 삶도 그렇게 만들어 가려고 한다. 지금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 인지도 모른다. 그저 그런 볼품없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모습일지도 모른다. 퇴직 전부터 써오기 시작한 글쓰기, 유연한 방향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자신, 다른 사람들이 출근길에 힘들어할 때 여유롭게 수영장에 갈 수 있는 것들이 나의 조각이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조각을 붙여야 할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것이다. 각각의 조각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바라본다는 것은 조각을 다 붙인다고 해도 원래의 조각이 될 수 없다는 것이고, 조각난 채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조각난 상태는 '결핍'이 아니라 재설계를 하는 재료가 된다는 것이다. 다음 버전의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재료가 된다. 조각을 인정하고, 조각에 이름도 붙여보며, 필요한 조각을 선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삶에서 누군가와 부딪히고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왜 이렇게 약해?', '왜 자꾸 무너져?', '좀 더 단단해야지.'라며 다그치고 있다. 이제 괜찮다고 말하고,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부서지지 않으려고 애쓰지 말고, 조각들이 진짜 나임을 아는 것이다. 여러분의 삶에서 지금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조각하나를 떠올려 보면 어떤 것인가요? 그 조각이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조각에 이름을 붙여보면 뭐라고 붙여보고 싶나요?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은 부서진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 된다. 그 조각들도 이전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삶이 되는 것은 어떤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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