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어릴 적부터 흥얼거렸던 이 노랫말은 언제 들어도 설레는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음력으로 한 해의 문이 열리는 설날은 단순히 날짜가 바뀌는 것을 넘어, 우리 마음속에 새로운 다짐의 씨앗을 심고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나는 오늘 새해 미사를 통해 그 씨앗에 물을 주는 귀한 경험을 했다. 왜 우리는 명절마다 서로의 복을 빌고, 그 축복을 바탕으로 다시 힘차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발견한 하루였다.

설날의 축복이 복을 부르는 날
오늘 나는 새해 미사에서 그 씨앗에 물을 주는 경험을 했다. “복을 내려주시고, 너를 지켜주시고, 얼굴을 드러내시고, 평화를 주시리라.” 그 말씀이 가슴에 오래 남았다. 복이 내려앉을 것 같은 벅찬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코치이자 강사로 살아가는 내게 축복은 단지 ‘선물’로만 머물지 않았다.
축복을 받는다는 건, 그 복을 내 안에만 담아두는 일이 아니라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삶을 살라는 부르심처럼 들렸다. 그래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다짐한다. 한동안 느슨했던 시간을 정리하고, 명절이 끝나면 다시 나의 자리로 돌아가겠다고. 내가 만드는 강의와 코칭, 그리고 글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행복이 된다면, 그것이 내가 받은 축복에 응답하는 방식일 테니까. 미사를 마치고 가족과 떡국 한 그릇을 나누며, 나는 2026년이라는 도화지에 어떤 빛을 채워갈지 조용히 설계하기 시작했다. 복은 금전만이 아니라, 사람에게 건네는 마음의 온기이기도 하다는 걸 오늘 다시 배운다.
연결이 끊긴 자리에서 더 선명해진 온기
오후에는 처가로 향했다. 명절의 묘미는 오랜만에 마주 앉은 식구들과 나누는 끝없는 이야기다. 안부를 묻고 웃음을 섞는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서로의 동반자임을 확인한다. 우리 가족은 명절 저녁이면 영화를 함께 보곤 했다. 창고 벽면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비추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작은 야외 극장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사정이 생겨 그 준비를 하지 않았다. “오늘은 TV로 한 편 보면 되겠지.”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TV 연결이 되지 않았다. 영화는 무산되었고, 계획은 빗나갔다. 하지만 그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 한쪽이 가벼워졌다. “완벽한 마무리”가 사라지자, 대신 “서로를 보는 시간”이 남았다. 해결책을 찾으며 함께 웃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표정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아 있다. 목표를 세우고 완벽한 ‘성공의 영화’를 상영하고 싶지만, 예기치 못한 장애가 끼어들 때가 있다. 그때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틈을 메우는 사람 사이의 온기다. 계획이 틀어졌는데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충분히 좋은 하루다.
새해의 복은 가만히 앉아서 받는 게 아니라, 가족과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작은 불편함조차 웃음으로 바꾸는 우리의 태도에서 완성된다. 올 한 해, 내게 주어진 평화와 축복의 말씀을 지팡이 삼아 더 낮은 자세로, 더 활기차게 걸어가려 한다. 무엇보다 ‘함께’의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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