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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근시대의 삶(50대의 하루의 삶)

삶의 이정표였던 공간을 비우는 날

by Coach Joseph 2026.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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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아침을 맞이하려 해도, 어제의 흔적이 발목을 잡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감정이 하루의 궤도를 수정하게 만든다. 우리가 굳이 어떤 장소에 거점을 두고 출근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방황하는 나 자신을 붙잡아줄 '삶의 이정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년 전, 퇴직 이후 방황하고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던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그 사무실은 내게 그런 곳이었다.

  고통과 게으름 사이에서 멀어진 공간의 거리

  그 사무실은 내게 일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코치님 집에 있으면 뭐해요. 아무것도 안되니 그럴 때는 출근하는 곳이 필요해요."라며 따뜻한 권유를 건네준 코치님의 배려 덕분에 나는 다시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의지는 때로 육체의 고통 앞에 무기력해진다. 재작년 겨울, 고질적인 허리 통증과 방사통은 나를 3개월 동안 침대에 가두었다. 통증이 만든 심리적 거리는 아득히 멀어져 갔었다.

 

  봄이 오고 다시 출근을 시작했지만, 한 번 꺾인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강의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은 오히려 게으름이라는 그림자를 불러왔고, 여름의 뜨거운 열기는 더위에 취약한 나를 다시 안방 에어컨 앞으로 불러들였다. 한 달에 한 번 나갈까 말까 한 공간이었지만, 그곳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 공간이 준 감사함과 내 앞날을 지지해 주던 온기가 그곳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공간을 비워두는 것도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 시간이 흘러 두 번이나 내게 말씀해 주신다. "코치님 요즘 거의 안 나오시는데 필요 없으면 편하게 하셔도 돼요." 결국 방을 빼기로 했다.

 

  짐은 가볍지만 마음의 묵직함

  사무실을 정리한 짐은 단출하다. 의자 하나, 모니터 하나, 그리고 받침대 정도가 전부다. 2년의 세월을 담아내기엔 너무나 가벼운 무게였지만, 사무실을 나오는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마땅한 도리이나, 사무실에 안 계신다. 짐을 정리하고 텅 빈자리를 바라보며 나오는 길에 느껴지는 마음은, 아마도 내가 그 공간에 쏟았던 애정만큼이나 관계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것이 내게 묵직하게 다가온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시작보다 마무리가 훨씬 어렵다. 나는 늘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의 감정이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것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고, 소중한 인연의 끈이 악연으로 변하지 않게 하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비록 공간은 비웠지만, 그곳에서 얻은 따뜻한 격려와 성장의 기억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여전히 살아있다. 이제 그 가벼워진 짐만큼이나 다시 본질에 집중하며, 새로운 길 위에서 사람의 도리를 다하며 나아갈 준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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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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