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마무리에 집착을 하거나, 그것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모든 일에는 마무리 매듭이 필요하다. 매듭을 제대로 지어 놓지 않으면 실타래는 끝없이 풀려만 나간다. 그리고 다시 풀린 실타래를 급하게 감아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정작 그 무엇도 단단히 고정이 되지 않는다. 마무리는 과거를 끝내는 일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시간이다. 그 에너지를 갈무리해 다음 길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화장실을 같다가 밑을 닦지 않고 나왔을 때처럼 찜찜함을 가지고 살게 된다. 그 찜찜함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곤 한다.

매듭을 지어야 비로소 보인다.
최근 1~2년 동안 마음을 나누고, 함께 조직을 이끌었던 코치들을 만났다. 코치협회와 지부, 강사와 코치로서의 고민까지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며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마무리를 하기 위해 전 지부장님이 주선한 자리이고 시간이 되는 코치님들과 함께 하며 마무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대화를 나누며 깨닫는다. 마무리는 각자의 다음 길로 갈 힘을 얻는 길이다는 것을 말이다. 글을 쓰면서도 늘 마침표를 찍고, 다음 문장을 시작할 수 한다. 관계와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종강처럼 끝을 의식적으로 정리하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무거움을 덜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을 시작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와 오전에 머니프레임 코칭 프롬프트를 만들 수 있냐는 이야기에 주저 없이 "네"라고 대답했다. 이번 머니프레임 코칭 포럼에서 해줄 수 있냐는 것이다. 그래서 나머지 시간을 그것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졌다. '머니프레임 코칭 프롬프트 생성기'를 만들고, ME(Marrige Encounter) 카드뉴스 프롬프트 생성기'까지 정리를 했다. 도구를 만들고 체계화하는 과정은 내게도 하나의 매듭이었다.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작업들을 마무루하며 "이제 여기까지 했다."라는 형태로 정리되는 순간 내일은 본연의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무리란 작은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 가면서 내 시간을 가볍게 하고, 다음을 몰입할 수 있게 한다.
기여와 몰입 사이의 균형
타인을 돕는 일은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 그런데 그 기쁨 뒤에는 그림자도 따른다. 누군가를 돕기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 완벽하게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병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나서 뒤통수를 맞으면 마음의 심한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돕는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은 좋아진다. 어느새 내 일은 뒤로 밀려버린다. 이것은 내 장점이자 동시에 내가 관리해야 할 약점이다.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이 든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남을 돕는 일'과 '나를 세우는 일' 사이의 균형에서 온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원칙을 세우려 한다. 누군가를 돕더라도, 내 핵심 과업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돕자. 그리고 남의 마무리를 돕는 만큼, 내 프로젝트를 매듭짓는 시간에도 엄격하게 진행하자. 마무리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갈증이 있다. 이제 그 갈증을 ‘타인의 과제’가 아니라 ‘나의 성취’를 매듭짓는 방식으로 채워가고 싶다. 그것이 행복과 성장을 나누는 코치로서, 내가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믿는다. 마무리는 끝이 아니다. 매듭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다.
나는 이제 남의 매듭만 매지 않고, 내 매듭도 매기로 한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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