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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근시대의 삶(50대의 하루의 삶)

비워낸 자리에서, 봄은 다시 시작된다

by Coach Joseph 2026.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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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아픔의 근원을 알고 있으면서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일까? 당장의 통증이 두려워, 차라리 불편함이 낫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 것을 시기하는 것은 매서운 바람을 견디어 낼 시간이 필요함이다. 삶의 진짜 성장은 도려내야 하는 것을 도려내는 부분에서 시작이 된다. 낡은 고통들을 부여잡고 있어 봐야,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 그 고통에서 다른 세상을 나오려는 것을 어려워한다. 새로운 계절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나를 괴롭혀 오던 치통과의 작별 선언을 위해 대학 강의를 마치고 오는 길에 치과를 들렀다. 치아를 발치하고 나면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작은 기대를 하고 배운 것은 가벼운 평화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찬바람 속 봄의 오고 있다.

  이른 아침, 대학 강단으로 향하는 길에 노란 산수유 몽오리가 눈에 들어온다. 봄의 전령사처럼 반가웠고, 구례 산수유 축제로 출사를 다녀왔던 기억이 지나간다. 그런데 살갗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은 아직도 매서움이 남아 있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밝고 화창한데, 몸으로 느끼는 온도는 차갑고 매서움만 있다. 기묘하게도 이런 불일치가 나의 입안의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평소 강의를 하게 되면 열정을 다하고 에너지가 올라오는 데 오늘은 더 유독 에너지 텐션이 높아진다. 활동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생일을 축하해 주는 분들이 많아서였다.

 

  입안 가득히 밀려오는 치통은 잠시 쉬는 중에 찾아오고 집에 오는 길에 찾아왔다. 치과를 간다는 것은 공포의 대상이다. 마구잡이로 잇몸에 주사 바늘을 꽃아 넣어버리면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견뎌야 한다. 이것을 떠올리면 지금도 어깨가 움찔함이 밀려온다. 차일피일 미루며 더 지속될 것 같은 통증을 미룰 수 없었다. 반복되는 통증의 굴레를 끊기로 하고, 그 공포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금니 두 개를 위아래로 발치했다.

 

  마취주사를 맞고 잠시 지나 입안이 얼얼해지고, 혀를 비롯한 입안이 마비가 온다. 뿌리 깊게 박혀있던 통증의 근원이 사라지고 나니 입안에는 커다란 빈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비어있지만, 더 이상 나를 찌르지 않을 것이고, 언제 다시 나를 고통 속에 넣을지 덜 걱정해도 된다. 입안의 텅 빈 공간을 보면서 잃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비워낸 자리에서 보내는 3월

  여러분들은 어떤가? 삶에서 자신을 붙들고 있는 것은 어쩌면 통증보다, 통증을 마주하기 두려운 마음인지도 모른다. 마취로 인한 고통, 뽑고 나서 더 힘들어질 상황들이 치유의 문턱을 막고 있었다. 코치로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 안의 작은 고통 하나를 처리하는 데 이렇게 큰 용기가 필요했음을 솔직히 인정한다. 지금 이 순간 아직도 어금니에 거즈를 대고 있는 모습이지만 좀 더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앞에 서 있다. 치통은 지나갔고, 내일은 차창 너머로 밀려오는 햇살은 눈부실 것이다. 세상에 따듯함이 몰려오고 있다는 전령을 보여준 산수유처럼 비움의 자리에서 새로운 열정과 지혜를 채워가고 싶다. 아픔을 견디고 도려낸 자리에 새살이 차오르 듯, 나의 3월은 이렇게 보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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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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