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우리의 삶에 어떤 것일까? 더 좋은 조건을 얻는 일일까? 더 나은 자리에 오르는 일일까? 남들보다 앞서가는 것일까? 나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희망은 더 많은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로 변해가는 일에 가깝다는 것이다. 어제 이야기한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것을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 날개를 단순히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치 속에서 자기 몸이 한 번 녹아내리는 해제의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희망도 어쩌면 이와 비슥해 보인다. 바로 내 안의 낡은 것을 내려놓는 일 말이다. 독선, 편견, 타인을 이기려는 공격적인 성향들을 내려놓지 않으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 수 없다. 어제, 모임과 관련하여 후배와 통화를 하면서 느낀 것이다. 통화가 끝난 뒤 돌아보니, 나도 모르게 방어기제가 발동하고 그것으로 인해 목소리가 조금 상승했던 모양이다. 물론 후배는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내 안에도 지키고 싶었던 것이 있었고, 밀리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희망은 변모의 과정
희망은 자신 안에서 주어지는 보상이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희망은 조금 아픈 모양이다. 해체를 요구하고, 내가 부여 메고 있는 여타의 많은 것들을 풀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쉬운 것은 아니다. 익숙한 태도, 오래된 자손심, 내가 옳다고 믿어온 방식들을 다시 모게 만들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사람 마음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내야 영혼이 비로소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존재는 꽃과 꽃 사이를 다니면서 연결을 통해 세상에 부드러움과 편안함의 흔적들을 남기게 된다. 희망은 나를 위한 감정이 아니라, 나를 통해 다른 생명으로 전해지는 힘인지도 모른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삶보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통찰들을 나누면서, 누군가의 가능성들을 깨우는 삶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나의 삶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꾸역꾸역 올라가는 곳은 좁고 위태로움이 가득하다. 계속 비교를 해야 하고, 뒤처질까 불안해한다. 하지만 자신을 내어주고 변모를 하게 되면 높고 넓은 하늘을 만끽하는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그 자유로움은 타인보다 높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얻어지는 모양이다.
어제 폴리텍 대학에 있는 학생들에게 1%의 성장을 이야기했고, 거창한 변화보다 작은 실천 하나가 삶을 변화시킨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학생들은 나와 약속을 하나씩 했다.
"제가 내일 교재를 사서 자격증 공부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럼 내게 책을 사서 자격증 공부하는 것을 보내줄 수 있나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오늘 강의를 진행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자를 받았다.
"교수님 000입니다. 약속한 대로 오늘 공부 시작했습니다."
"우와 너무 멋집니다. 실행력 최고입니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 가길 응원합니다. 파이팅!"
짧은 문자였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희망이 들어 있었다. 그 학생은 누군가와의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었다. 어제의 자신보다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말로만 다짐한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고치 안에 들어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운동을 미루던 사람이 오늘 운동화를 신고 집 앞을 10분 걷는 것, 책상만 정리하던 사람이 드디어 문제집 첫 페이지를 푸는 것, 망설이던 사람이 “오늘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스스로에게 약속하는 것이다. 희망은 대개 이렇게 작게 시작된다. 하지만 바로 그 작은 시작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 그 학생의 문자를 보며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희망은 멀리 있는 말이 아니다. 희망은 스스로를 조금씩 변모시키는 용기 안에서 살아 숨 쉰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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