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다는 것을 조직에서는 굉장히 힐난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 느린 사람을 보면 답답해라 하면서 정신없이 바쁜 사람이 그 일을 대처하게 된다. 그러면서 게으름과 느림을 동일시한다. 엄밀히 따지면 게으르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낸 다든지? 일을 미루거나 싫어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모습을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럼 느리다는 것은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무언가는 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게으른 사람보다는 느린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을 수 있음이다. 무언가를 실천하고 행동을 하고 있지만 단순히 느리게 하는 것일 뿐이다. 조직생활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지만 조직에서 생활하면서 바라본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분명히 느린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성장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게으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서 그때부터 무언가를 하려고 하다 보니 이제는 머리도 안되고 몸도 안 되는 그래서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다 정년을 맞이하게 된다.
바쁘게 살아가면 히스테리가 늘고 타인을 탓하게 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통화하면 자연스럽게 수화기 너머로 던지는 말이 있다. "바빠? 통화가능해?"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바쁘게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나의 경우는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면서 자신에게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돌아보면 별로 남은 게 없고, 허망함과 공허함만이 가득 남아 있다는 이야기들을 듣는 경우가 많다. 잠시 주변을 바라보기도 하고 여유를 가질 법도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링에서 치열하게 상대의 허점을 찾는 복서처럼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보인다. 종이 울리면 자리로 돌아와 앉아 있으면서 그때서야 자신이 힘들고 지쳐있고, 맞은 곳이 아파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종이 울리면 자동반사처럼 링 위를 걸어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허점을 찾고 공격할 방법을 찾는 게 우리들의 삶이랑 닮아있다.
그만큼 자신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는 음식점을 방문하여 "어떻게 지내셨어요?"라는 물으면 십중팔구 "응 바쁘게 지냈지"라고 답을 한다. "바쁘면 좋은 거지요. 사업하는 사람이 바빠야 좋은 것 아니겠어요?"라고 하면서 덕담처럼 건넨다. 바쁘다는 것은 여유가 없다는 말임에도 우리는 좋은 말처럼 함께 혼용하고 있다. 바쁘게 살아온 나의 인생을 돌아보니 조금은 답답한 느낌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었다. 다른 이들보다 멍청하지 않으려고, 또 뒤처지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조직의 성과를 위해 살았던 나의 과거가 바람처럼 머리를 스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과 함께 보이는 것이 나 자신의 히스테리였다. 자그마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던 일,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고집을 피운일들도 함께 지나간다. 이런 히스테리로 자신만 힘들고 괴로우면 되지만 가족들과도 거리가 생겨 버렸다. 아들과 정말 잘 지내면서 퇴근 후 장난을 치고 놀았던 아들과 요즘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상황까지 되어 버린 것이다.
퇴근이 조금이라도 늦는 날이면 어김없이 전화가 와서 "지금 어디세요? 언제 오세요? 걱정되니까 일찍 오세요?"라며 아내도 하지 않은 것을 아들이 항상 대신했다. 그렇게 해서 조금 일찍 들어오면 같이 웃고 떠들고 장난치면서 보내왔지만 어느 순간 바쁘다는 핑계로 1년 365일 중에 거의 360일을 술을 먹을 정도로 몇 년을 보내왔다. 그러면서 점점 아들과의 대화의 시간은 줄어들었고, 사춘기가 되면서 이런저런 충고랍시고 하는 이야기들은 아들과 대화 단절의 시간들이 되어갔다. 그렇게 잘 들어주던 녀석이 듣지 않기 시작하고 반기를 들기도 하더니 언제 아들에게 전화를 받아 보았는지 가물가물 하다. 바쁘게 사는 삶을 내가 선택한 것이고 지치고 힘든 선택지 속에서 짜증이 몸에 베개 되고, 결국 가족들에게 전달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멀어져 버린 것이다. 바쁘게 살다 보면 이처럼 히스테리가 늘어나게 되고 가족과의 관계도 멀어지게 되며 자신이 선택한 환경임에도 타인을 탓하게 된다.
느림의 미학으로 자신만의 속도를 만들어 가자.
느리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가지면서 생활을 해 나가야 한다. 자신만의 속도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여유로움을 만드는 것이다. 여유라고 하는 것이 '자 이제부터 여유롭게 사는 것이야'라고 한다고 여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한 달에 지출해야 할 비용을 벌기 위한 급급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는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다. 조직에 있으면서 바쁜 생활로 이리저리 고민하고 생각하던 시간이 흘러 집에 들어와 잠자리에 들면 잠시 숨겨있던 생각들이 뇌 속으로 기어 들어오면서 걱정을 하고 불안해했던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고 나면 잠자리에 누워 있으면서도 잠이 오지 않고, 1시, 2시, 3시를 지나며 숫자를 세고 우유를 마시며 술 한잔을 곁들인 후에 겨우 잠을 자는 날들이 많았고, 눈도 다른 때보다 더 일찍 떠지며 피곤이 나의 눈을 짓누르는 날들이 많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쩌면 바쁘게 살아온 대가 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하지 않은 것이다. 항상 조급함 속에 있었고, 바쁘게 살아야만 잘 사는 것처럼 생각을 했던 것이다. 물론 그렇게 바쁘게 살면서도 대학원 과정을 벌써 3학기를 지나 막학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사는 것이 최선인양 살아왔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결코 좋은 삶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잠시 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위에서 이야기한 아들과의 관계개선의 씨앗이 조금 보인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 가족들과 영화를 보면서 모처럼 웃음을 띄우면서 보냈다. 그리고 시작된 연휴를 보냈는데, 며칠 전 ME 모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들이 내게 난민과 관련된 아빠의 생각을 물어보는 것이다. 최근에 그렇게 물어봐준 적이 없던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다. 그러고 보니 연휴 동안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고, 여유를 가진 것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이곳 블로그에 조급함을 버려라. 천천히 생각하라는 등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어쩌면 나 자신이 자꾸 조급해하고 있는 모습을 역설적으로 이렇게 글로 써내려 가는지도 모르겠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빠르게 뛰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로 가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페이스를 잃어버리고 폭주 기관차처럼 지내왔다. 항상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짐을 해야 한다. 느림의 미학을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속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느리다는 것을 우리는 힐난하거나 비난해서는 안된다. 특히 자신에게는 더욱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거북이처럼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게으름은 경계해야 한다. 한 번 게을러지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게을러지게 되고 주저앉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럼 바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가?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의 것을 버릴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바쁘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한다. 바쁘게 살면서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게 가족 간의 관계가 흐트러진 머릿결처럼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시간을 빨리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바쁨으로 인해 히스테리가 늘어나고 그것이 결국은 가족 간의 관계도 피폐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하고 그것과 함께 느림의 미학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바쁘고 정신없는 것보다는 분명히 느리게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익해 보인다. 느림의 미학으로 자신만의 속도를 만들어 가면서 페이스를 유지함으로 인해 즐거운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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