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고 늦은 저녁에 퇴근하던 나였다. 매년 12월 ~ 1월이면 어김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이십여 년을 하면서 보냈다. 이것이 일상이었고 당연하듯이 받아들였다. 내게 주어진 일이기도 했고, 그게 업무를 배우는 길임을 잘 알고 있어서였다. 일하면서 일찍 퇴근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지만 업무를 배운다는 생각에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생활해 왔다. 가족들과의 시간도 틈틈이 생기는 시간에 보내기도 하면서 연말이면 어김없이 다시 내게 다가오는 시간들이었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업무를 조율할 수 있게도 되었지만 공허함은 점점 더 커져갔었다.
이렇게 사는 것이 과연 내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를 생각했던 적도 한두 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상사가 언제까지 해야 한다고 하면 기한을 넘기지 않고 일을 했다. 곰처럼 일을 하면서 과(過)는 항상 내게 떨어지면서 상이 다른 사람에게 가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활들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시간이 흘러 지점장이 되어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전체적인 업무를 총괄해 나가는 입장에서 매번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타조직으로 이직하고 임원이 되고 나서 생각해 보았다. 과연 그것이 좋은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면서 업무시간 중에 다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야근이나 휴일 출근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일이 진전이 없을 때는 답답하기만 했다.
자유로움이 위대함을 낳는다.
구글에는 '케이티 규칙'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메이어 부사장시절 만들어진 규칙으로 유능한 여성 상무인 '케이티'의 퇴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칙입니다. "직원들의 헌신과 충성심을 유지하는 핵심은 직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회사가 파악해서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은 본인의 의지로 정한 시간 동안은 열심히 일하지만 일 때문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꾸 놓치게 되면 불만이 쌓인다"라고 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조직에서는 구글 '케이티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정해놓은 시간 동안 열심히 일을 하는 조직이라면 이런 규칙을 적용하면 시너지 효과로 더 충성하는 구성원들이 만들어진다.
케이티 규칙은 구글의 전 임원을 대상으로 확대되어 일과 중 20%의 시간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어떤 회의가 있어도 4시가 되면 퇴근을 준비했다. 임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다. 그들이 충성하고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의 차원이고 능력 있고 유능한 임원을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만큼 임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유로움에서 새로운 창조가 일어날 수 있다. 이제는 조직에서 떠나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답답한 부분도 있고, 편안한 부분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컨트롤이 필요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일을 하기 위해 살아야 하는지?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이 뇌리를 스친다. 일은 삶의 일부분임에도 우리는 일이 곧 삶으로 살아왔다. 건강을 해치면서 까지 저녁시간에 술을 마시고 사람을 만나고, 조직을 위해 헌신하면서 살아왔다. 남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이제는 나 스스로 살아야 하는 시간이고 내 삶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일을 보면 어느 순간에는 삶을 온통 파묻어 버린다. 자신도 모르게 일만 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일에 컨트롤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유로움은 위대함을 낳는다는 것은 자신이 책임과 규율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무책임한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하고, 현재 삶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컨트롤해 나가면 된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면 처음에는 과거 처럼 할지도 모르지만 컨트롤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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