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철학자 맹자는 "오십 보를 도망친 사람이나 백 보을 도망친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남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도망간 것은 마찬가지라고 하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작은 차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은 덜 나쁜 사람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행위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쓰레기를 자신을 조금 버렸다고 이야기한다. 자신보다 더 많이 한 사람도 있는데 왜 그러냐는 식인 것이다. 조직에 있으면서 면접에 참석한 젊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전에 있던 직장에서 왜 퇴직을 했느냐는 질문에 "자신보다 더 못한 직원들이 더 많았습니다."라는 다소 엉뚱한 이야기를 하였다. 면접에 점수를 주면서 나는 점수를 거의 주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보다 못한 직원들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적응 못한 것을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인 것이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까지 자신이 위안을 삼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에 대한 맹자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적이나 윤리적 선택에서 얼마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지를 일깨워 준다. 예를 들어 도둑질을 하고 도망을 가는데 금방 잡혔고, 다른 사람은 조금 더 멀리 도망가서 잡혔다고 해서 처음의 도둑질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망친 이유가 두려움이든, 책임회피든 결과적으로 동일한 행위를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십과 도덕적 성장을 위한 원칙
"오십 보 백 보"는 도덕적 판단이 일관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종종 작은 실수나 잘못의 심각성의 부재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작은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큰 잘못과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다. 도덕적 판단은 일관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권에서 이어져오는 것을 보면 누구에게는 가혹하리 만큼 진행되고 어떤 이에게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같은 하늘아래에서 같은 장면을 바라보면서도 다른 생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면 참 씁쓸하다. 도덕적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면, 다른 이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일깨움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타인에게 적용한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댈 수 있는 용기가 현재 사회에는 필요해 보인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인 비교가 아니라 자신만의 절대적인 기준을 정하고 그 틀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 이런 기준이 바탕이 되면 바람직한 방향을 나아가게 된다.
종종 어려운 상황이나 도전 앞에 서면 책임을 회피하고 도덕적 타협을 하려고 하기도 한다. 함께 했던 리더 중에 선거에서 자신이 책임을 지고 진두지휘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보다 아래인 중간관리자인 내게 간사를 맡기고 전체를 총괄하게 했다. 자신은 뒤에서 진행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만 했던 것이다. 나는 중립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만 양쪽에 출마한 사람들은 자신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날 한쪽에 계신 분이 선거 관련 사무를 정리하는 데 방문을 하셨다. 그래서 노트북을 덮었더니 자신을 돕지 않으니 자기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는 데로 보고를 했더니 오히려 화살이 내게 온다. 자신도 스트레스받아 죽겠는데 다 보고를 하냐고 말이다. 이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는 리더와 함께 했던 그리고 그 리더를 존경하며 따랐던 나는 살아온 삶이 비참해졌다. 그 리더는 일시적 편안함을 위해서 도망쳤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십 보 백 보는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도덕적 타협은 가치와 신념을 좀 먹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도덕적 기준에 타협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지점장으로 있으면서 금리 인하, 대출 연장을 할 때 몇 명이 식사하라고 돈을 던지고 간 일이 있다. 뒤쫓아가 보지만 이미 차는 출발한 뒤이다. 그러면 바로 통장에 입금을 시키고 전화를 해서 절대로 이러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적은 금액이었지만 만일 내가 그 돈을 받았다면 큰돈을 리베이트로 받은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금융에 있으면서 내 기준은 절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고객이 입금한 돈은 종이일 뿐이다고 했고, 정작 내가 돈이라고 생각한 것은 마감에 돈이 틀려 물어넣어야 할 때였다. 이런 원칙이 도덕적 일관성을 유지하게 했고 그것이 나 자신의 삶을 윤리적으로 만들어 주고,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고객이 식사 한 번 하자고 했다. 꽤 괜찮은 식당이었다. 혼자 가지 않고, 직원과 함께 갔다. 고객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식사를 대접받는 자리였지만 식사가 끝나갈 무렵 잠시 화장실을 가는척하며 식사비를 결제했다. 그것이 내가 지킨 원칙이었고, 그것을 직원에게 보여 주었다. 이런 원칙을 지키면 고객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돈독해지게 된다.
오십 보 백 보는 도덕적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기산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진을 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병사들은 오랜 행군과 전투로 지쳐 있자, 한 참모가 식량도 아끼고 사기도 올리기 위해 휴가 제안을 한다. 그러자 제갈량은 2만 명씩 휴가를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병사들이 짐을 꾸리는데 위나라에서 총공세가 이어진다. 이에 휴가를 취소할 것을 제안하자 제갈량은 "군령을 믿음이다. 신의가 있어야 기강도 잡힌다. 휴가는 병사들과의 약속이니 약속을 저버리지 못한다."라고 하고 전원 휴가를 명령한다. 이 이야기를 들은 병사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그 전투에서 승리를 한다. 자신이 한 약속을 리더로서 지키게 됨으로써 긍정적이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책임감 있는 존재로 만들어 주게 된다.
맹자의 "오십 보 백 보"는 도덕적 일관성과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다. 도덕적 타협과 책임 회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작은 잘못이라도 본질적으로 큰 잘못과 다르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인간은 종종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작은 실수를 무시하거나, 타인의 잘못과 비교하며 위안을 삼으려 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도덕적 기준을 약화시키고, 결국 자신과 주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도덕적 타협은 개인의 가치와 신념을 흔들리게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조직과 사회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타협과 회피가 어떻게 개인과 조직에 해를 끼치는지를 알게 한다. 도덕적 성장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일상 속에서 도덕적 원칙을 지키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개인의 윤리적 성장을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맹자의 가르침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도덕적 기준을 지키고, 자신이 한 약속을 책임 있게 이행하는 것은 리더십의 핵심 요소이자,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성장을 이끄는 힘이다. 작은 잘못도 스스로 바로잡고, 타인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는 자신만의 도덕적 기준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도덕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책임을 지는 태도는 개인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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