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처음에 쓰기 시작할 때보다 지금은 훨씬 빠른 시간에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도전이었다. 그렇다고 지금이 쉬운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다만 글을 빨리 씀으로 인해서 장점이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글을 빨리 쓴다는 것은 생각이 막힘 없이 흘러나온다는 이야기 일 수도 있고, 머릿속 아이디어가 바로 글로 표현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글을 너무 빨리 쓰다 보면 문맥의 흐름을 놓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에 대한 명확한 물음이 없게 된다. 너무 성급하게 쓴다는 것은 글의 깊이가 떨어져 약간 들뜬 상태가 되는 것 같다. 속도를 빠르다는 것은 주어진 주제에 빠르게 생각이 정리된다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의 깊이는 떨어지는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 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뜬다'는 것은 속도에 집착하지 말고 글의 깊이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진정으로 좋은 글은 속도에 있는 게 아니라 생각의 깊이의 무게와 비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저 머릿속에서 흘러가는 물줄기를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손가락으로 보내면서 쓰고 있다.
글쓰기의 본질을 바라보다.
빠르게 글을 써내려 가는 사람들은 종종 명확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은 생각이 정리된 상태에서 글을 쓰고 있을 수 있어 한편으로 똑똑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글 속에 깊이가 없는 상태가 되어 글이 경박해 보일 수도 있다. 경박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말이나 행동이 조심스럽지 못하고 가벼움"이라고 쓰여 있다. 따라서 글이 가볍고 깊이가 부족하며, 문제에 대한 깊은 탐구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글을 읽는 사람들이 피상적인 정보라고 생각되어 쉽게 흘려버릴 수 있다. 똑똑해 보이는 글이 깊이가 없다고 느낄 때는 깊이 있는 통찰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똑똑하게 쓰인 글들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제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글을 빨리 쓰게 되면 핵심을 놓치는 경우가 있거나 논점이 흐려지는 경우들을 마주한다.
글은 사고의 깊이를 더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이 인터넷에서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고의 깊이를 주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럼에도 글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때는 의무감에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런 날들이 지나가고 나니 이제는 시간만 되면 자동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서 점점 글의 경박함 보다는 사고의 깊이를 더하는 글을 쓰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 쓰고 있는 글은 그저 머릿속에서 던지는 단어들을 주어 모으고 있고, 언젠가 보았던 내용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기도 하고, 그저 그런 글들을 보면서 다시금 나의 생각을 정리해 가면서 쓰고 있다. 논리적으로 일관성이 부족할 수도 있고, 나 자신의 삶에 대한 감정들을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글을 통해 자신이 성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다.
내 글이 얼마 큼의 깊이를 가지고 있는가?
좋은 글들을 읽게 되면 저자가 전하고 싶은 생각이 무엇인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머릿속에 쏙쏙 저장이 된다. 하지만 이런 글들이 과연 빠르게 쓰인 글들일까? 그렇지 않다. 요즘은 AI가 글을 써주기도 하지만 주제에 대해 충분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고,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키워야 한다. 어떤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지고 함께 말이다. 깊이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마도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생각을 곱씹고, 한 주제를 정하게 되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많은 시간들이 지나갈 수 있다. 이런 글들이 깊이를 가져오는지도 모른다. 과연 지금 내가 쓰는 글들이 깊이 있는 글들인가? 그것은 읽는 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들이 자신의 입장과 마음이 나와 같으면 통찰을 얻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아마도 "이것도 글이야! 이 정도는 나도 쓰겠다"라고 할 것이다.
글을 쓰고 읽고 나면 또 다른 관점과 생각이 나를 유혹했었다. 그래서 직접 적고 맞춤법 검사를 돌리고 나서 바로 인터넷에 올려 버린다. 이렇게 마무리한 글이지만 그것을 꾸준히 하다 보니 가끔은 깊이 있는 글들도 써진다고 생각이 든다. 누군가 읽으면서 그들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지속할 것이다. 글을 쓸 때는 편집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러면 항상 새로운 글들과 새로운 방식의 것들이 나를 사로잡는다. 그러면 그렇게 완성이 되면 그 글은 깊이 있는 글이 되는가? 꼭 그렇지 않은가 보다. 여느 작가들의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감도 오지 않는 경우들도 있어서 이다. 그럼 나의 글은? 이 부분은 여러분에게 맡기고, 앞으로 글을 쓰면서 논리력을 개선하고, 부드러움과 명확성을 더하는 것들이 필요함을 느낀다. 다만 시간이 허락된다면? 어떤 글을 쓰고 그것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어떤 글을 쓰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글쓰기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깊은 과정이다. 빠르게 글을 쓰는 것이 유용할 수 있지만, 그러한 속도가 항상 글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글은 천천히,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탄생한다. 글쓰기 과정에서 생각의 깊이와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글을 읽는 이에게 심오한 통찰을 제공하고, 글이 단순히 지나가는 정보가 아닌 오래도록 기억될 지식이 되도록 한다. 글을 쓸 때는 표면적인 정보를 넘어서 그 의미와 연결고리를 탐구해야 하며, 이는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글쓰기는 신속함보다는 깊이를 우선시하는 태도에서 진정한 가치가 발현된다.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제하고, 글을 읽는 이들과의 깊은 소통을 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글은 단지 문자의 나열이 아니라, 사고와 감정의 교류의 매개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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