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평소와 다른 낯선 모습과 마주했다. 아니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한 하루를 살았다. 오후에 일정이 있었지만 급작스럽게 취소되는 상황이 되면서 과거의 나로 돌아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ICF 코리아 챕터에 참석하는 것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종강으로 인한 편안한 하루가 될 줄 알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불편한 하루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불편한 하루가 되었을까?
아침 일찍 코칭을 하고 나서 하루를 이렇게 저렇게 보내려고 계획을 하였다. 하지만 나의 머리와는 반대로 나의 손과 눈과 귀는 다른 것을 향해 있었다. 왜 그런 시간을 보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낯설어진 나의 모습을 보며......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들을 쓰고, 코칭을 하면서 기분 좋게 시작했다. 피곤함이 몰려올 법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코칭을 마무리하고 신부님이 점심을 사신다고 한다. 본당 사목회장님의 세례명 축일이다 보니 '세례자요한' 축일을 가진 사목회 임원들도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목회 임원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자리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성당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 까지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집에 오는 길에 유튜브를 잠시 본 것이 화근이 되었다. 유튜브 드라마였는데 보다 '재미있다'라고 생각하며 집에 도착하여 계속 시청한 것이다. 한 시간 두 시간 지나는 줄도 모르고 스스로 바보상자로 걸어 들어갔고, 그 상자 안에서 나는 무엇을 하는지 조차도 모르게 갇혀있었다. 결국 짤방으로 다 보았다.
늦은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내가 오늘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을 가지자 짜증이라는 것이 올라왔다. 짜증이라는 감정을 보니 나의 모습이 아니다. 과거의 나의 모습과 대비해서 보면 정말 자연스러워야 할 모습이 이제는 낯선 모습이다. 최근의 모습은 책을 읽는 모습, 글을 쓰는 모습, 해야 할 일을 잘해나가는 모습 들인데 한순간에 이런 무너짐을 겪고 나니 변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새삼 또 깨닫는다. 아무리 변화한다고 해도 한순간에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좋은 경험의 시간이 되었다.
유튜브를 보면서 킥킥 되고 스릴 넘치는 시간이 되었지만, 정작 나의 몸과 정신의 피로를 풀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피로감을 보내줌을 알았다. 책을 읽고, 대학원 과제를 하면서 보낸 시간이 오히려 피곤하지도, 지치지도 않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시간은 나의 에너지를 상승시켜 주고 기분은 좋게 하지만, 유튜브는 나의 기분과 에너지를 상승시켜 주는 것처럼 잘 포장된 선물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이 다 지나고 나면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잠깐 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잠시 힐링의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정작 잠시 보려고 본 것이 장시간 보게 되면 엄청난 피곤함고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 짧은 쇼츠를 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드라마 콘텐츠는 보지 말아야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하며 변화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데 이런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모습을 보며 한심함과 허탈함이 가득하다. 내가 즐기는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내야 하는지?를 일깨우게 된다. 바로 책임감과 약속이라는 나의 가치와 맞닿아 있는 듯하다. 약속한 일들을 내 팽겨 치워놓고 하지 않고 있는 모습에 가면을 쓰고 하루를 살아온 것처럼 부끄럽고, 창피하다. 열심히 실행을 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렇게 하나둘 무너지다 보면 또 예전의 삶으로 갈 것 같은 두려움이 존재한다. 너무 자신을 옥죄는 것은 아니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옥죄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발생한 내적 갈등들인 전쟁의 상흔이 되어 내게 돌려주고 있다. 나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던 것들을 하지 않음에서 오는 것이다. 나를 일깨우고 성장하게 하며 생기와 열정을 주던 것들이 어제는 그것을 재료로 태우고 있는 소각장의 불길 속에 있는 줄도 모르고 빠져있다 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 나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것이었다. 머릿속에서는 "불길에 있으니 빨리 나 와야 돼"라고 외치고 있지만 정작 나는 그 안에서 몸이 타들어가고 정신이 타들어가 메케한 연기와 함께 냄새를 내고 있음에도 빠져나오질 못했다.
피곤함으로 가득해 감으로 인해 더 이상 싸울 여력을 잃어가며 내적전투에서 연전연패를 하고 있었고, 열정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소리 군대들이 소화기를 들이밀며 불을 끄려고 하였지만, 활활 타오라고 있는 불길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열정소화기는 소진되었고, 머리는 멍하며, 온몸은 무언가로 맞은 것처럼 무겁기만 했다. 내 책임의 무게와 약속의 무게의 중량이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이 다짐만으로 되지 않음에 순간순간을 잘 관리해야 하며 잠시만 틈을 주어도 많은 잡상인들을 불러들여오게 되어 삶이 편안함 같지만, 불편한 삶으로 바뀌는 것이다.
TV와 한 몸이 되고, 유튜브를 보면 즐기던 과거에는 전혀 낯선 게 아니었지만, 이제는 낯선 모습이고, 아니 낯선 모습이어야 한다. 오늘은 어제의 반복이 되지 않게 아침에 회복력이라는 군대를 파견을 시켰다. 조금 전 유료 코칭 대상자에게 톡도 남겨보고 마음속으로 다짐도 해본다. 집에서 잡생각에 사로 잡히지 말고 집 앞 스터디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보기로 한다. 스터디 카페에 가서 무언가를 새롭게 정립을 하고 자리를 잡고, 그동안 하기로 했던 것들을 참부모 강의 교안 정리, 책 리뷰, 책 읽기, 가을 강의 교안 만들기 시작 등 다양하게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나를 지지하고 있는 분들과 내가 코칭을 받았던 코치님들에 대한 약속을 다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새로운 결단과 다시금 회복하려는 회복력을 증대시켜야 하고 그동안 해온 것들에 대한 정신 무장을 강화해야 한다. 길을 걸으며 풀어진 운동화 끈을 보았을 때 바로 메지 않으면 신발끈에 엉키어 넘어지고 만다. 일시적으로 어제 하루는 그렇게 보냈지만 오늘 하루는 그렇게 보내지 않길 바라본다.
회복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즐겁기만 한 휴식이 아닌 건강하면서 즐겁고 재미있는 휴식을 찾길 바라는 마음이다.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시간들을 만들어 어제 하루의 지치고 피곤한 영혼을 달래 주어야 한다. 점차적으로 이 피로를 풀어가고 진정한 나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 되게 하여 낯선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고자 함이다. 피로는 인식하는 순간은 이미 피로의 포로가 되어 있기에, 자기 관리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건설적이고 강한 변혁의 힘을 길러가야 한다. 어제의 빅토리아 연꽃처럼 어두운 순간에도 왕관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수 있어야 한다.
어제는 정말 낯선 나를 마주한 느낌이 들었고, 그 낯선 모습으로 인해 많은 피로감과 지침, 허무함, 허탈함을 경험한 하루가 되었다. 이런 낯선 모습들을 만들어 지치고 힘든 하루가 되지 않고 멋진 하루를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어떤 낯선 모습으로 혼란을 겪으셨나요? 또는 어떤 낯선 모습으로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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