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카메라는 누가 쥐고 있나요? 과연 내 인생의 감독은 누구인가요?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되면 대단히 이기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사회 속에서 내 카메라를 쥐고 내 마음대로 사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특히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어 연기를 하면서 사는 것은 정작 자신의 장면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는 지인들과 라운딩을 하고 돌아왔다. 이야기를 진행하던 중 "형! 왜 이렇게 00 이가 이야기를 하면 발끈해." 그렇게 민감하게 보였다는 생각에 그래 그러면 내가 잘못했네라고 쉽게 인정했다. 이어서 "아까 전화 안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꼭 싸우자는 사람 같았어. 아마 00 이는 기분 나빴을 거야." "그랬다면 내가 미안하긴 한데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백근 씨! 왜 전화를 안 받아!"라는 말에 내가 기분이 나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으로 넘길 수도 있었지만, 오늘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조직에서 한 번을 참아주니, 쉽게 넘보면서 술 먹고 병뚜껑을 "에그"하고 던지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리 술을 먹고 난장판이 되어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그것은 도가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참아 주었던 것은 내 인생의 무대에서 조연으로 살았던 시기이다. 내가 누군가의 시선에 맞추어 주는 것은 일적으로 만났을 때이다. 더군다나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을 "형을 위해서 일정을 조율했어."라는 말을 더더욱 듣기 싫다. 나는 원하지 않았는데 왜! 나의 일정을 맞추어 주었다고 하면서 생색을 내는가 말이다. 그 말에 나는 한 번 더 발끈하며 "내가 언제 맞추어 달라고 했어? 그냥 진행하라고 했었잖아." 그러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보니 내가 더 어이가 없어진다. 그래서 생각해 본다. 내 인생을 누군가의 감정을 조절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말이다.

인생의 감독은 바로 자신이다.
지금까지는 타인이 써준 시나리오로 사는 날들이 많았다. 이런 삶은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그렇다고 천방지축처럼 사는 것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기대감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살면서 나 자신은 늘 울타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럼에도 다시 갇혀 버리는 삶이 이제는 살고 싶지 않다. 좋은 사람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으로 50년 이상을 살고 있다. 남의 각본이 아니라 나의 각본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다. 영화는 감독이 없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가 감독이 아니면 누가 내 인생의 무대 뒤에서 장면을 설정해 주겠는가. 인생의 카메라를 다시 손에 쥐어야 한다. 내 시선을 회복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명확히 아는 순간 삶의 구도가 바뀔 것이다. 다만 지금은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바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아집이다. 그동안 바라보았던 일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말이다.
불필요한 조연을 줄이고 자신을 조명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선명하게 드러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대의 조명을 어디에 맞추느냐가 결정이 된다. 너무 많은 조연들 속에서 주인공은 흐려진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관계를 끓어 안으려고 하면 결국 주인공은 흐려진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바로 자기 존중을 하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관계의 에너지 파동이 나에게 좋은 것보다 나쁜 것들이 많아진다면 "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을 누군가는 자기 보호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주인공으로 서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이 밖으로 보이는 좋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를 존중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인생의 연출은 지금일 수 있다. 과거를 탓하지 말고, 지나간 장면을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언제든지 새로운 장면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의 스토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다시 중심을 잡고서 말이다.
인생의 감독은 오직 나 자신이다. 누군가 카메라에 갇혀 있던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나의 시선으로 나의 방식으로 다시 연출할 때이다. 주연은 이미 정해졌고, 감독 또한 자신이다. 인생은 수정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 지금 다시 찍을 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 하루 당신의 인생에서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어떤 장면이 새로운 장면인가요?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감독이다는 말에 맞게 연출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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