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 어려움에 닥쳐 있으면 있을수록 미래를 점치고자 합니다. 길한지 흉한지를 생각하며 어떻게 나아갈지를 선택을 합니다. 고대 은나라에서부터 시작되어 수많은 점괘들을 모아 놓았고, 1,500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주역』입니다. 주역은 점을 칠 때만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주역은 인간의 삶과 세상에 대한 통창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주역이 유명해진 것은 사주풀이를 하고 조언을 제공하는데 이 조언이 운과 맞아떨어지면서 믿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가끔 올라오는 책 『오십에 읽는 주역』이란 소개글을 읽으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하늘의 뜻을 생각해 봅니다.
가득 채우지 말고 즐겨야 한다.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 뜨리고 겸허한 것을 이롭게 하며,
땅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고 겸허한 쪽으로 흐르며,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하고 겸허한 것에 복을 주며,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허한 것을 좋아한다."
- 오십에 읽는 주역 -
잠언 23장 20절 ~ 21절에 "술을 폭음하는 자들과 고기를 폭식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마라. 폭음가와 폭식가는 가난해지고 늘 술에 취하면 누더기를 걸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주역의 내용과 비슷한 맥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의 도, 땅의 도, 귀신, 사람의 도 모두 가득 찬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가득 차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염원이나 욕심으로 가득 차지 않도록 하라는 말로 들린다. "이것을 이루지 못하면 내 인생은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해" 가끔 인생을 생각하며 이분법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 태도를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안되면 안 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것이 안되면 나는 없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태도들이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되고 결국 하늘의 뜻이 들어갈 자리가 없게 하는 것이 된다. 조바심을 낸다고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일정 시간이 흘러야만이 되는 일들이 많이 있다. 지금은 그런 시간을 흘러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잠시 정체된 시간에 가득 찬 곳간을 풀어 나누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세컨드라이프가 마음과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풀어낼 시간이 없다. 가끔 만나다 보면 내게 많은 것들을 쏟아부어 내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데 일로 인해 많이 바쁘게 살면서 비우지 못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 바쁨이 집착하지 않게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수화기 너머로 오는 목소리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한때 나는 염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다.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도 함께 하기 때문이었다. 부질없던 것임을 오늘에야 또 깨달음을 갖는다. 염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그 나름의 하늘이 뜻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면서 잠시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고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딱 지금 상황이 내게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조직을 떠나게 되고 지금 이렇게 하릴없이 매일을 보내는 것은 무언가 좋은데 쓰시려는 하느님의 뜻일 지도 모른다. 세상은 항상 내가 이해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난무하고 그것을 때론 하늘의 뜻으로 믿고 즐겨야 한다. 가득 채우지 말고 즐겨야 한다. 비어 있으면 온 우주가 나를 위해 채워줄 것이고, 뜻을 이루는 시간도 단축될 것이다.
어떤 배에 탈 것인가?
머무르며 애쓸 곳이 아닌데 그리 하면 이름이 필시 욕됨이 있고,
의지할 것이 아닌데 의지하면 몸이 필시 위태롭게 된다.
- 계사하전 5장 -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배들을 만나게 된다. 모임을 통해서, 조직에 들어가면서, 생활을 하면서 말이다. 어떤 배에 타는 게 좋은지는 자신을 인정해 주고, 자신을 알하주며, 항상 지지해 주는 배를 타야 한다. 그 뱃사람들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부정하지 않고 어떡하든 자신이 하는 것에 힘을 실어 준다. 지금 내가 있는 코치들과의 만남이 그렇다. 한 가지 이슈인 코칭을 한다는 것을 공통의 이슈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가 상승하게 되고 든든한 후원자들이 되어 준다. 서로가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있고, 서로를 믿어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어 주려는 모습을 많이 본다. 작게 가는 데도 크게 와서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도록 응원해 준다.
책을 한 번 내볼까?라고 툭 던져진 동기 회장의 말 한마디가 커다란 영향력이 되고 공저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어 일단 출판사에 원고가 넘어가는 시간이 되었다. 이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떤 배야 타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조직을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도 항상 힘찬 응원의 메시지뿐이었다. 단 한 명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 동기도 선후배 코치도 없었다. 환한 얼굴로 "코치님! 잘 될 거예요. 더 좋은 일들이 많을 거예요"라고 해 주었다. 자신이 가진 소중한 자산들을 알려주고, 가능한 길을 열어주고 있다. 내가 내어준 것은 무엇인가? 내어준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 배에 함께 타고 있는 분들은 자꾸 내어 주려고 한다.
이곳에 내가 있지 않고, 생선비린내가 진동하는 부둣가에 있다고 생각해 보면 깜깜할 따름이다. 생선 비린내는 온 세상을 악취를 풍기고 그곳에 서있기 조차도 힘들게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어느 정도 그곳에 있다 보면 주변의 비린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간혹 주변의 리더들을 보면 그런 리더들이 많이 있다. 함께 있다 보면 나 자신도 그곳에 동화되어 어떤 냄새가 나는지 조차도 모르고 넘어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신을 지키는데 주력하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함께 하지 않는다고 그들은 비난을 할지도 모르지만, 썩은 생선 비린내를 풍기면서도 그것이 비린내 인지를 모르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감사함을 느낀다.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배에 승선하고 있어서....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 것은 아마도 가득 채우는 욕심과 염원을 버리라는 것으로 들린다. 지금 당장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이 있어서이다. 염원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라면 물론 간절히 바라야 하겠지만 그것도 욕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잠시 내려놓고 순응하면 그 하늘이 뜻이라고 하는 것이 자신에게 올 수 있다. 잠시 지금 상황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지만 분명히 무슨 뜻이 있을 거라고 여기며 이 시간을 즐겨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항상 자신이 타고 있는 배가 어떤 배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나는 정말 좋은 배에 올라타 있다. 많은 염원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면서 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내가 해 준 것이 없음에도 내게는 과분하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만약에 부두의 생선 비린내를 맡고 있다면 어떨까? 비린내로 인식하고 코를 막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자신에게서 나는 비린내도 맡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내게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분들이 있는 배에 승선하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것도 역시 하늘의 뜻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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