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는다는 것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것이 있다. 인간의 행복 중에 하나가 바로 먹는 행복이라고 한다. 먹는 욕구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람은 난폭해지는 경우까지 있다. 굶주림에 견디다 못해 사람이 변하는 경우들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많이 보았다. 그만큼 먹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을 차지한다. 보통 "밥맛이 없다"는 표현은 입맛이 없어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입맛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보기 싫다는 이야기이다. 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여자에게 대못을 박는 말을 한다. 메시지 저장도 안 하고, 사랑 노래를 불러도 가수 얼굴만 생각난다고 한다.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하네"라고 하는데 더 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너랑 밥 먹기가 싫어졌어. 사랑하는 사람과는 의지로 먹어야 하는데 의무로 먹었다"는 말을 한다. 인간관계에서 밥맛이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밥상 앞에서 조차 보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누구와 함께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불편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싫어 힘들어한다. 밥을 먹는 것을 통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밥상은 인간관계를 깊게 만든다.
대한민국은 식사문화가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 매일 만나서 누구와 식사를 하는지가 중요하고 혼밥을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만큼 관계중심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중요한 역할을 밥이 하고 있다. 밥상은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는 장소이다. 반복되는 식사 자리는 삶 솔에서 강력한 연결 고리를 만들고 유대감을 강화시킨다. 최근에 조직문화를 보면 회식문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이런 문화가 없어지는 이유는 서로 불편한 부분도 있어서라고 본다. 제약되는 것이 많고,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그렇지 않다. 함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이런 기회를 통해 조직에 대한 불만이나 건의사항을 슬쩍 이야기할 수 도 있는데 더 기회가 없어졌다. 밤에만 하는 것이 회식이 아니다. 요즘 세대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하기도 한다. 조직의 리더가 한 그룹씩 만남을 갖거나 그 팀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면 조직은 더 활기를 띨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근무시간이기에 안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저녁시간에 하는 것이 회식이고, 술문화가 곁들여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릇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회식은 없어지고 소통은 더 어려워진다. 저녁 시간이 아니라 점심시간 만이라도 이용하게 하면 좋고 좀 더 나아간다면 점심시간을 조금 늘려 주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면 공통의 관심사를 비롯한, 업무 외적 주제들이 오가고 인간관계는 깊어지게 된다. 업무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어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고 본다. 이것이 밥상 팀워크이고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밥상과 관련된 인간관계는 조직을 떠난 후에 더 두드러진다. 직장 상사로서 열심히 팀원들에게 했다고 하지만 정작 퇴직 후 전화 한 통 없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고민해 봐야 한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조직에 있으면서 구성원들에게 입버릇처럼 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퇴직 후 전화를 받고 밥 먹자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선배가 돼라."는 이야기였다.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떠났으면 됐지 뭘 바라냐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정작 떠나고 나서 연락 한 번 없었다며 속상해하는 퇴직자들을 정말 많이 보았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함께 식사하고 싶은 사람인지? 밥맛 없다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안 만나 주는 사람인지?
개인 정서에 미치는 밥상
밥상 분위기는 개인 정서에 영향을 준다. 대화 내용이나 방식, 환경에 따라 정서적 교감 상태가 바뀐다. 밝고 긍정적인 밥상은 즐거운 분위기가 되고 기억에 남기도 한다. 이런 것은 일상의 스트레스도 감소시키고 삶의 만족도도 높이게 된다. 특히 가족 간에 식사는 더욱 그렇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전달할 수 있다. 요즘 나는 가족들과 각자 식사를 한다.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혼자 무엇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고 그것이 잘하는 것처럼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후회가 된다. 점점 더 정서적 교감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이다. 마음을 전달하기도 하고, 마음을 들을 수도 있는데 기회가 더 없어졌다. 조직에서는 어떤가? 점심시간에 혼밥 하는 것보다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신뢰를 쌓게 되고 긴장을 해소하는 창구역할을 하기도 한다. 만일 부정적인 대화가 지배적이라면 아마도 식사시간은 지옥과 같을 것이다. 점점 멀어지고 약속을 핑계로 함께 식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밥상은 이처럼 긍정과 부정에 따라 천차만별이 된다. 서로 유대감을 높이고, 친밀도를 상승시키며, 활기찬 대화가 가능함으로써 개인 정서는 긍정적이 부분들이 더 많아지게 된다. 식사 시간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정서적인 부분과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연결시켜 준다. 식사를 통해 발생하는 긍정 정서는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밥상 정서가 중요한 것이 바로 밥상에서부터 행복의 시작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밥상은 음식을 섭취하는 장소를 넘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밥상을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는 개정서, 집단 유대감,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 밥상에서 긍정정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인간관계는 깊어지고 삶의 품질은 좋아지게 된다. 누구와 식사를 하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개인정서와도 연결이 된다. 서로가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에서든, 가정에서든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의 장소가 된다. 밥상 경험은 긍정적 정서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좀 더 깊게 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밥상에서 시작하는 행복을 포기하지 말고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백근시대의 삶(50대의 하루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일 글쓰기로 삶을 변화시킨 나의 이야기 (95) | 2024.05.01 |
---|---|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104) | 2024.04.30 |
좋은 여행은 적응과 재 충전이다. (95) | 2024.04.28 |
채움과 비움을 통한 정신 건강 관리는? (84) | 2024.04.27 |
가슴이 뛰는 순간들은? (78) | 2024.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