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는데 어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알림을 받았다. 과연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쓴 글을 얼마나 많이들 읽을까?라고 질문을 던져 보았다. 워낙에 브런치에 좋은 글들을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고, 동기분 중에 브런치 작가이신 분이 있는데 신청했다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신청해 보자고 했는데 알림이 왔다. 브런치에서 작가활동이 가능하다고 프로필을 비롯해서 작성하라고 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몇 개 했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작가신청을 쉽게 하는 법부터 작가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참 많음을 알 수 있었다.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다.
작가는 정말 엉덩이에 치질이 걸릴 만큼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함을 요즘 느끼는 중이다. 글을 한번 쓰기 시작하면 글을 마무리 할 때까지 대체로 의자에서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한 것이 일기처럼 전날 있었던 일들을 가지고 글을 써나가면 되었다. 그냥 쉽게 생각했고, 글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써나갔던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소재가 점점 고갈되어 가는 중에도 글을 쓰기 시작하면 머릿속에는 말을 던지고 나의 손으로 받아 맥북의 자판을 두들기고 있다. 점점 머릿속이 비워져 간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참 신기한 일일 뿐이다. 이 순간 나의 뇌는 갑자기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노래가사가 떠오른다. "어쩌다 어쩌다 어쩌다 널 사랑하게 됐는지 어쩌다 어쩌다 어쩌다 내 맘 다 타버렸는지 내가 이런 바보였는지"
어쩌다 글이라고 하는 것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사랑하게 되어가고 있고, 글로 인해 내맘이 다 타버리고, 내가 글로 표현하면서 비어진 곳간을 떠올리며 멍하니 바라보는 바보가 되어버렸는지.... 어쩜 나의 맘과 이렇게 맞아떨어질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도 나에게 새로운 경험, 신비로운 경험이 되고 있다. 이런 마음이 이제는 작가가 되고 싶은가 보다. 두 달을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작가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삶 속에서 재미있는 일들을 경험하게 하려는 것일까? 아님 그냥 나의 속마음을 글이라고 하는 것을 통해 세상에 던지고 싶은 마음은 아닐까? 다양한 생각들이 스치듯 지나간다.
처음에는 그냥 썼던 글들이 이제는 무언가를 생각하게도 하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 나의 언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언어로 쓰고 있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만의 언어로 쓰는 글이 읽기도 조금은 수월하다. 하루 하루 글쓰기 주제들이 소진되어 가면서 이제는 글 쓰는 주제를 정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들이 되어가고 있다. Insight의 창구였던 유튜브도 보지 못해 글의 소재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고, 주제가 고갈됨을 느낀다. 전날 받았던 인사이트를 찾아보지만 그것이 그것 인양 비슷해져만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작가는 무슨?이라고 퉁명스럽게 이야기도 해본다. 그래도 주제가 정해지면 글은 계속 작성해 가고 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다. 글을 써 본적도 없었고, 책을 많이 읽고 살아온 것도 물론 아니기 때문이다. 삶에서 나오는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그다지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동기들 중에는 이미 책을 몇 권 출판한 분도 있었고, 책을 내고자 하는 분도 있었다. 어렴풋이 동기들 중에 책을 내보자는 말들만 오고 갈 뿐이었다. 책을 낸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나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것이 나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정도였다. 그래서 선뜻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한다는 것이 망설여졌었다. 브런치에 작가신청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사실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동기들과 이야기하다가, 코칭을 진행한 학생의 이야기에서 브런치라고 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2개월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글을 쓰다가 나도 한번 신청해 보지 뭐 하고 생각하면서 안되면 말지 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신청하게 된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선별을 해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순간 마음 한 켠은 뿌듯함이 있다. 블로그를 제출했는데 이 블로그를 보고서 결정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글로 인정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서 지금을 보게 된다면 뿌듯함의 강도는 더 할 것이다.
이제는 브런치 작가로서도 나의 글을 써야 한다. 블로그에 글은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나의 삶과 연계된 글들을 한편 한편 정리해 가다 보면 내용이 채워 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글을 읽고 희망과 변화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탐구해 가길 기원해 본다. 위에서 언급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어쩌다"라는 노래가사처럼 어떤 행운의 여신이 나의 손을 잡고 여러분들의 손을 맞잡아 줄지 모른다. 물론 지금 선정된 브런치 작가가 어떤 여신의 손길에 의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울림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회들이 또 다른 기회의 창으로 연결되는 연결고리 역할이라는 것이다. 물러서지 않는 프로블평러의 반항의 기술의 저자 "러비 아자이 존스"처럼 어느 순간에 작가의 반열에, 강연장에 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글을 쓰면서 만들어진 편안함 속에서 삶의 애환들을 녹여내고 성장이라고 하는 열매를 땄을 때 어떤 것들이 나에게 올지를 생각해 보면 주체할 수 없는 흥분감도 피어오른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최대한 삶을 나누어 보는 시간을 만들어 가보고자 한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으니 7월의 재미있는 시작점을 또 하나 만들어 간다.
**긍정의 한마디(완료형): 브런치 작가 프로필을 작성했고, 어려움들이 잘 풀리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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