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을 들여다보니 새로운 주름들이 발견이 됩니다. 아마도 새로운 주름이 아니라 언제부터인가 자리 잡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흰머리가 많아지고, 주름이 늘어가면서 '이제 늙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얼마나 웃었으면 주름까지 생겼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무섭지 않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생각보다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와서 인가 봅니다. 가만히 20대의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때였다면, "무슨 소리야 젊음이 최고지!"라고 했을 것입니다. 50대를 지나 60대를 바라보고 가는 제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그때 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여유는 없어졌지만 내가 하고 싶은 삶을 걸어가고 있어서 인가 봅니다. 체력도 예전만 못합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이제는 버겁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많아지고 있어서입니다. 에너지는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지혜는 늘어가고,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삶의 속도가 달라지다.
20대를 지나 40대까지의 저를 떠올려 보면 정말 바쁘게 살았습니다. 심지어 50대 초반에 코칭을 받으면서 '폭주기관차'라고 말할 정도로 바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빨리 달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접촉사고들이 발생하더 군요. 급하게 했던 일들에 구멍이 생기고, 서두르다 놓치는 일들이 많아지고, 조직의 구성원들과도 다툼이 생겼으니 말입니다. 그저 앞으로 달리는 것에만 몰두했던 시기였고, 정작 어디로 가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었습니다.
지금은 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느리지만 확실히 가야 할 곳을 알고 있으니까요. 한 번에 하나씩,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급하게 서두르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참 신기한 일들이 생깁니다. 결과들은 오히려 더 좋게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젊어서는 모든 기회를 잡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을 다 해보려고 하고, 취미, 공부,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까지도 정말 바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모든 모임에 참석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다릅니다.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모든 기회를 잡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대신 의미 있는 것들에만 집중하고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삶 속에서 느끼는 것은 훨씬 깔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깔끔한 공간에 소중한 것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자기 수용이 깊이를 알게 하다.
완벽한 모습에 치중했던 젊은 시절이었습니다. 남들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부족한 모습은 감추려고 하다 보니 긴장감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함부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젊었었을 때보다는 덜하다는 것입니다. 모르는 것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자유롭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바로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큰 선물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삶을 바라보려고 하니까요.
젊어서는 못하면 어떻게든 해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여유를 갖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홈페이지형 블로그를 지금도 못 완성시키고 있습니다. 젊어서는 모든 게 처음이었고, 위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처음인 것은 맞지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경험이 축적된 덕분인가 봅니다. 퇴직을 한 초반처럼 불안하고 두렵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해결이 되겠지라는 여유가 생기고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쌓아야 했던 20대, 30대였습니다. 취미를 가지려고 여러 가지를 했습니다. 대게 운동과 관련된 것들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이것저것을 해 보았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표면적인 것보다는 본질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네요. 화려함이나 빠름은 없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나이를 들면서 잃은 것보다는 얻는 게 더 많아지고 있나 봅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평화를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 이런 자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거울을 보면서 주름하나, 흰머리카락하나를 보면서 내가 살아온 증거구나, 이 모든 것이 나만을 위한 이야기야. 이런 생각을 이어가면서 변해가고 있나 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시기를 보내고 계신가요? 나이를 먹었다고, 스스로 비난을 하거나, 자책을 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아직 발견하기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성숙함의 단맛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나이 들어 좋은 점을 하나 댓글에 남겨보시겠어요?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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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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