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무언가에 집중해 본 경험이 있지 않으신가요? 다른 이들은 휴일이라 편하게 쉬고 있을지 모르지만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는 휴일이 없다. 휴일에도 무언가를 하고 있어서 이다. 그렇다고 불만을 가진 적도 별로 없다. 하지만 오늘은 집중이 잘 되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에 집중하고 있고, 글을 쓰고 있다. 이상한 상태이다. 몸은 책상 앞에 있지만 마음은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듯하다. 머리는 멍하고, 눈은 감기는데도 손은 계속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공저로 쓰고 있는 '우리 아이 행복한 부자 만드는 방법(가제)'의 초고를 완성해야 하는 날이다. 마감일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제는 강의를 마치고 글을 좀 쓸 여유가 있을 줄 알았지만, 덜컥 강의 내용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경해야 해서 늦은 밤까지 만들었다. 어제는 강의를 마치고 오니 온몸이 녹초가 되었다. 강의 주제는 의사소통이었는데 상당히 힘들었는지 삼겹살에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쭉 뻗어 버렸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글을 쓰고 취침이었다. 결국 오늘에서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집중력이 생긴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것이 좋은 집중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닥쳐야 하는 마무리
그동안 들었던 피드백을 중심으로만 작성했는데도 힘들고 어렵다. 이 부분은 너무 전문적이다. 좀 쉽게 풀어써야 한다. 사례를 좀 더 넣자.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들다. 많은 피드백들이 오고 가는 과정은 타당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그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같은 주제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수정하고 하는 과정이 머리를 띵하게 하고 있다. 공식적인 언어로 접근해다가, 다음에는 그래프로, 또 다른 버전으로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문다. 같은 내용일 수 있지만 표현을 바꾸고, 다시 순서를 바꾸는 과정이 반복이 되면서 뇌가 포화상태이다.
투자라는 것은 늘 어려운 것 같다. 레버리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분할매수 같은 용어들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서이다. 하지만 금융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그분들은 처음 듣는 외계어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문득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을 떠올렸다. 자녀에게 올바른 금융 교육을 해주고 싶은 니즈는 많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투자는 하고 싶은데 어디서 시작할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되지 않을지 모른다. 사실 투자에 대한 명쾌한 해답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늘 시장은 변하고 있고, 개인의 상황, 기업의 상황들이 변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투자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만 해도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 부자가 되어갈 것이다.
창밖은 어느새 어두 컴컴한 밤이 되어 있다. 휴일 저녁의 고요함, 연휴의 시작인 하루이다. 다른 사람들은 오늘을 어떻게 보냈을까? 가족과의 외출? 재미있는 드라마의 정주행? 늦잠? 다양한 것을 했을 것이다. 나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었고, 딸을 마중 나갔다 왔다. 아내가 당신은 프리랜서의 휴일은 없지만, 다른 휴일이 있다고 한다. 초고를 마무리하고 보냈는데 걱정이다. 잘 썼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써서 보냈다. 아마도 어느 날 갑자기 글이 완성될 것이다. 그때 이 책을 펼쳐들 부모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 아빠, 나 투자 좀 해 볼게요"라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오늘을 살고 있다.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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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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