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임에도 일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영업자들이 그렇고, 프리랜서들이 그렇다. 거리는 한가롭고, SNS에는 이곳저곳을 다니는 사진들이 올라온다. 그런데 나는 오늘 책상에 앉아 강의안을 만들고 있다.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마시면서 말이다. 어깨는 뻐근하기도 하고, 허리도 꼿꼿이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햇살이 창가에 살며시 들어와 부드럽게 방안을 비추고 있다. 하지만 마음은 무겁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이 무겁게 하고 있다. 마음속에서는 내게 유혹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오늘 하루 쉬어도 되잖아?" 너무나 달콤하게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귀를 막고 정말로 쉬어야 할 때 쉬었다. 그 순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바보상자를 바라보며 쉬었다.
쉬다가 문득 며칠 전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이 난다. 음식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배출하듯, 마음의 쓰레기도 내보내야 하는데 그게 잘 작동하지 않는다. 마음속에 있는 것들이 긴장감을 주고, 답답함을 준다.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있기에 가슴이 짓눌리기도 한다. 무거운 마음을 가진 상황에서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오늘 해야 내일이 편할 것 같고, 내일 해야 모레가 이어질 것 같아서이다. 50대의 삶이라고 하는 것이 참 묘한 것 같다.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예전만 못하다. 이 나이쯤이면 '일과 쉼의 경계'에서 길을 잃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배출과 순환
오늘 하루의 삶을 쓴다는 것은 이야기만 남기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 안에 막혀 있는 감정을 밖으로 흘려보내는 일이다. 음식물을 배출하듯, 감정의 찌꺼기들을 배출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바쁘다는 이유로, 사소하다는 것으로 치부하다 보면 금세 깊은 곳이 보이지 않게 된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Flow)'에서 진정한 몰입이 행복감을 준다고 했다. 하지만 그 몰입이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 글을 통해 물로 씻어 내리듯 씻어내는가 보다. 오늘 경험하고 있는 것은 몰입이 아니었다. 바로 의무라는 것이었다. 내 마음과 행동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내 마음 안에서 가장 많이 들려오는 소리는 행복해야 한다.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더 방해를 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그냥 그대로 두었다. 마음 안에 있든, 밖으로 나오든 말이다. 내면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은 언제나 글이었다. 물론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것까지 완벽하게 배출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는 성장의 첫걸음이었다. 배출하지 못한 상태를 견디지 못했다면 일정 부분이라고 강의안을 손볼 틈이 없었다. 오히려 그것이 내 삶을 더 짓눌렀을 것이다. 그것을 알았기에 선택해야 했다. 무거운 것은 그대로 두고, 내가 해야 할 것들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배출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뭘까? 바로 이것을 토한 자기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50대의 삶들은 화려하지 안을 것이다. 묵묵히 지켜내고, 때로는 고단함도 있을 것이다. 그 안에는 젊은 친구들이 알 수 없는 깊이가 있을 것이다. 휴일이지만, 나는 일을 하면서 보냈다. 그러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당연히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50대가 살아가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마음을 부여잡고,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혹 '조금만 더하면....'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요? 매일의 삶을 완벽하게 사는 것이 50대가 아니라, 현재의 삶도 묵묵히 견디어 내는 것이 바로 현재 우리의 삶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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