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 만드는 기적을 실행해 보겠다고 하며 매일 저녁 달리기 시작한 지 3일이 지났다. 작심삼일이라고 했던가? 이제 4일째이다. 1차 관문은 통과를 했다. 이제 1주일이다. 하지만 나의 거대한 체중이 다리를 혹사시키고 있다. 아니 어쩌면 지탱해 주는 것도 어려운데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인지, 허벅지와 종아리에 알이 배기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할 정도이다. 겨우 평균 1.55km를 뛰었는데 말이다. 나는 오늘도 목표는 1.5km이다. 시간을 단축하거나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함이다.
내가 달리는 코스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언덕은 아니지만, 오를 때는 힘들고 다리도 풀린다. 내리막길에 접어드는 희망을 가지고 올라간다. 1.5km를 풀로 뛰는 것은 아니다. 뛰다 걷다를 반복하고 있고, 점차 늘려갈 생각이다. 처음 1.5km에서 1% 로면 1.52km만 달리면 되지만 이미 넘어섰기에 나는 시작부터 성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이런 모습들이 희망을 가져오고 재미도 준다. 물론 다리는 무겁고 힘들다고 아우성을 친다. 어제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중에도 후드 점퍼를 입고 달렸다. 왜냐고? 그 순간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쏟아진 땀방울과 함께 적셔진 빗물은 샤워 중에 시원하게 내려간다.

달리기는 경쟁이 아니라 과정이다.
1. 즐거움을 선택하라.
오늘 글쓰기 러닝메이트인 '세컨드희망여행'의 카톡을 받고 "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Fun Run'이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Funrun, #펀 런을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이 뜬다고 한다. 그만큼 즐겁게 달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기록이나 순위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뛰는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삶에서 기록적인 경쟁보다 기억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조직 속에서 보내면서 항상 '더 빨리, 더 많이'라는 기준 속에 살아왔다.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승진과 부를 얻을 수 있고, 더 큰 집에 살아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Fun run을 만나고 나서 "'더'라는 것은 끝이 없다. 아무리 달려도 결승선을 계속 멀어져만 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기준은 자신이 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시선들이 정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면서 최신곡의 음악을 들으면서 달린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와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다리들을 달래기 위해서다. 어제 비를 맞으며 달리는데 우산을 쓰고 가는 사람이 미쳤다고 했을 것 같지만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그런 미치는 것이 없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한 번 바라보아라. 왜 지금 이걸 하고 있는지? 이것을 하면서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지금 나는 작은 즐거움들을 쌓아가고 있다.
2. 자기 자신과 함께 달리고 있다.
Fun run을 보면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결국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 달리는 사람들도 함께 달리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자신과 함께 달리는 것이다. 수천 명이 모인 곳에서 달려야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자신이고, 내가 달리는 시간에 함께 달리는 누군가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완주했을 때 축하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도착점에 도달하게 되면 '그래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말해준다.
내적인 자신과 외적인 자신,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포기하고 싶은 자신과, 한걸음만이라도 라고 외치는 자신이 서로 대화를 하고, 싸우고, 손을 잡고 완주할 것이다. 오늘은 진짜 힘들다며 집에 가자고 보채기도 한다. 저 모퉁이까지 만이라도 소리를 지르지고 하지만, 그만 걷자라고 유혹의 손길도 보낸다. 이런 자신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나는 달리고 있다. 이런 것은 달리기에만 적용이 될까? 이건 인생의 모든 순간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 때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것도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라고 자신을 응원하는 강력한 동반자가 되어 준다.
달린 지 며칠이 지나고 있다. 달리기의 목적은 완주가 아니라 자신과의 동행이라는 사실이다. 자신 안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손을 내미는 것이다. "그래 오늘도 수고했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졌잖아." 자신에게 한마기 해주는 그 한마다가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만들어준다. 달리기는 인생과 닮았나 보다. 어제처럼 비를 맞으며 달리는 상황도 있지만, 그 순간이 가장 생생한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 기록보다 기억, 결승선보다 지금의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조금 느리더라도, 멈추지 않고, 매일 1%씩 성장하는 기적을 믿고 있다. (2편에서 계속)
백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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