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온몸이 뻐근하다. 일주일을 쉼 없이 달려왔는데, 아직도 몸이 적응하지 못한 듯하다. 어제도 비가 내렸지만, 나는 그 길을 달렸다. “비가 오는데 어쩌지?” 하는 생각보다, 그저 그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온몸이 쑤시고 피곤해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장을 다녀왔다.보통 이런 날이면 따뜻한 집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곁들이며 쉬고 싶어질 텐데, 오늘은 의왕시 성라자로 마을 ‘아론의 집’에 가야 하는 날이었다. 회색빛 하늘에 비 예보까지 있었지만, 예정된 길이기에 12시에 출발했다. 도로 위 반짝이는 빗물 자국을 따라 달리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비를 피하지 않고 그 속으로 달려가는 걸까?” 어제의 달리기와 오늘의 운전이 겹쳐지며, 그 질문이 오래남았다.

흐려진 시야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이유
큰비는 아니었지만, 내리는 빗물을 맞으며 달리다 보니 한 가지 깨달음이 떠올랐다. 앞이 흐려져도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와이퍼가 열심히 움직여도 시야가 완전히 확보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속도를 조절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때로는 앞이 흐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마음이 무겁고,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멈출 것인가, 아니면 속도를 늦추더라도 계속 나아갈 것인가?” 빗속을 달리는 일은 단순한 운전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두려움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연습, 불확실함 속에서도 한 발씩 내딛는 용기. 그것이 결국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다.
라자로 마을에 도착해 ‘등대’라는 짧은 영상을 보았다. 영상 속 주인공은 혼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중, 등대의 불이 나가자 직접 수리하러 올라간다. 그러나 실수로 등을 깨뜨리고 절망한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등을 들고 올라와, 멀리서 오는 배가 해안에 부딪히지 않게 한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그 장면이 마음을 정화시켰다. 마치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차처럼, 내 마음의 얼룩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먼지와 피로에 덮여 살아간다. 작은 실망, 누적된 피로, 쌓인 불안감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하지만 비 오는 날 차를 몰고 달리다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조금씩 녹아내린다. 그것이 바로 ‘현재에 집중하는 힘’이 아닐까.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자신이 정말 원하는 길이라면 한 발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쳤다. 흐려졌던 시야가 다시 밝아지고, 내 마음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비는 어쩌면 내 마음을 초대한 손님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덕분에 잠시 멈춰서 내 안의 생각을 바라보고, 다시 길을 정비할 수 있었다. 여러분도 잠시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비 오는 날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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